“북한 선수 1명당 우리 선수 2명 붙어서 전술 설명”北 선수들, 진천선수촌 게스트하우스에서 첫 밤 보내
우려와 불안 속에서 출발한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이 비교적 순조롭게 첫발을 내디뎠다.진천 선수촌 둘러보는 北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
박철호 북한 여자 아이스하키대표팀 감독과 선수들이 25일 충북 진천군 진천 국가대표선수촌에서 훈련 시설을 둘러보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 제공
문화체육관광부 제공
북한 여자 아이스하키 선수단은 선수 12명과 감독 1명, 보조인력 2명으로 구성됐다. 남북단일팀은 우리 선수 23명에 북한 선수 12명이 가세해 총 35명이다.
북한 선수단은 이재근 진천선수촌장, 이호식 부촌장, 정몽원 대한아이스하키협회장, 새러 머리 단일팀 총감독과 선수들의 환대를 받았다.
6분간의 간략한 환영식을 통해 짧게 눈을 마주친 남북 선수들은 이후 진천선수촌 내 식당에서 다시 마주쳤다.
당시만 해도 북한 선수들을 주시하는 근접 경호 인력 때문에 분위기는 서먹서먹했다고 한다.
점심도 바로 옆 테이블에서 따로 먹었고, 얘기도 거의 나누지 못했다.
하지만 단일팀을 둘러싼 긴장감은 이날 오후 8시에 진행된 오리엔테이션에서 눈 녹듯 사라졌다.
머리 총감독은 올림픽 첫 경기(2월 10일)까지 촉박한 시일 내에서 단일팀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스킨십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봤다.
머리 총감독은 그래서 이날 진천선수촌 챔피언하우스에서 진행한 오리엔테이션에 코치진과 선수들을 제외하고 외부 인사는 일절 들어오지 못하도록 했다.
그는 먼저 남북 선수들에게 포지션을 포함해 자기소개를 하도록 했다.
이후 머리 총감독이 우리 대표팀의 전술에 대해 북한 선수들에게 설명했고, 코치진은 우리 전술과 시스템을 담은 전술노트를 나눠줬다.
서로 쓰는 아이스하키 용어가 다르고, 생소한 시스템이라 북한 선수 1명당 우리 선수 2명이 붙어서 전술에 관해 설명해줬다고 한다.
비슷한 나이 또래다 보니 여기저기서 웃음보가 터져나왔다.
대한아이스하키협회 관계자는 26일 연합뉴스 통화에서 “챔피언하우스 외벽이 유리도 돼 있어서 밖에서 볼 수 있었는데, 분위기가 무척 화기애애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머리 감독도 처음에는 걱정이 많았는데, 남북 선수들이 빠르게 가까워지는 모습을 보면서 안도했다고 하더라”고 했다.
머리 감독은 이 관계자에게 북한 선수들의 전술 이해도가 생각보다 높은 것 같다고 말했다고 한다.
오리엔테이션과 이후 이어진 남북한 코치진 회의는 오후 9시 10분까지 1시간 10분가량 진행됐다.
오리엔테이션을 마친 북한 선수단은 진천선수촌 내 게스트하우스로 옮겨 한국에서의 첫날밤을 보냈다.
2인 1실로 구성된 게스트하우스는 진천선수촌 초입에 있는 건물로 선수촌을 방문한 국가대표 선수들의 가족, 친지 등이 머무는 곳이다.
선수촌 가장 안쪽인 우리 선수들의 숙박 동과는 대각선으로 떨어져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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