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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제는 강했고 정현은 아팠다

황제는 강했고 정현은 아팠다

한재희 기자
입력 2018-01-26 23:04
업데이트 2018-01-27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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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바닥 부상… 페더러에 기권패

2세트 도중 치료를 받기 위해 양말을 벗은 정현(22·한국체대·세계 58위)의 왼쪽 발바닥엔 테이핑이 꽁꽁 감겨져 있었다. 물집 여러 개가 터졌다 부풀었다를 반복하고 피멍까지 잡혔다. 로저 페더러(37·스위스·2위)와의 호주오픈 테니스대회 4강전 이전부터 진통제를 맞고 병원 치료를 받았지만 잇단 경기 일정에 아물 줄 몰랐다. ‘메디컬 타임아웃’을 요구해 터진 발바닥에 다시 거즈와 붕대를 감았지만 눈에 띄게 둔해진 움직임은 돌이킬 수 없었다. 결국 심판에게 그만 뛰겠다고 알리는 정현의 눈빛은 짙은 아쉬움으로 가득했다.
정현(왼쪽)·로저 페더러 로이터 연합뉴스
정현(왼쪽)·로저 페더러
로이터 연합뉴스
한국 테니스의 간판 정현이 26일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호주오픈 테니스 대회 남자 단식 4강전에서 스위스의 로저 페더러와의 경기 도중 왼쪽 발바닥 부상 치료를 받고 있다. 정현은 2세트 게임스코어 2-5로 뒤진 상황에서 아쉽게 기권했다. 멜버른 AFP 연합뉴스
한국 테니스의 간판 정현이 26일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호주오픈 테니스 대회 남자 단식 4강전에서 스위스의 로저 페더러와의 경기 도중 왼쪽 발바닥 부상 치료를 받고 있다. 정현은 2세트 게임스코어 2-5로 뒤진 상황에서 아쉽게 기권했다.
멜버른 AFP 연합뉴스
한국 테니스 간판인 ‘교수님’ 정현이 26일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페더러와의 대회 준결승에서 기권패로 물러났다. 1세트를 1-6으로 내준 뒤 2세트 2-5로 뒤진 상황에서 경기를 포기했다. 경기가 시작된 지 1시간 3분 만이다. 한국인 최초로 테니스 메이저 대회 4강에 오르며 돌풍을 이끌었던 정현의 이번 여정은 결국 ‘테니스 황제’ 페더러의 벽에 막혔다.

안타깝게 4강에서 도전을 멈췄지만 정현은 세계 정상급 선수로 발돋움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금껏 ‘유망주’였지만 이젠 테니스 열풍을 선도하는 스타로 거듭났다. 대회가 끝나면 정현의 세계 랭킹은 20위권에 진입할 전망이다.

정현은 “기권했지만 난 내가 옳은 결정을 했다고 생각한다”며 “메이저 대회에서 준결승에 올라서 행복하다. 내년 대회에선 더 강한 모습을 보여 주겠다”고 말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2018-01-27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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