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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여주는 공’이던 커브, 2014년 류현진의 승부구로

‘보여주는 공’이던 커브, 2014년 류현진의 승부구로

입력 2014-03-31 00:00
업데이트 2014-03-31 1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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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27·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의 110㎞대 느리고 각도 큰 공에 미국 프로야구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타자들이 당황했다.

지난해 ‘보여주는 공’에 그쳤던 류현진의 커브가 2014년 ‘승부구’로 진화했다.

류현진은 31일(한국시간)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펫코파크에서 열린 샌디에이고와의 메이저리그 미국 본토 개막전에 선발 등판해, 7이닝 3피안타 무실점 7탈삼진의 호투를 펼쳤다.

불펜 난조로 승리를 챙기지는 못했지만 메이저리그 2년차를 맞이한 류현진의 성장을 확인할 수 있는 경기였다.

특히 커브의 위력이 돋보였다.

류현진은 이날 총 투구 수 88개 중 13개(14.8%)를 커브로 채웠다.

직구 45개(51.1%), 체인지업 19개(21.6%), 슬라이더는 11개(12.5%)를 던졌다.

팬그래프닷컴이 분석한 2013년 류현진의 구종 별 구사율(직구 54.2%, 체인지업 22.3%, 슬라이더 13.9%, 커브 9.5%)과 비교해 커브 구사율이 5.3%나 늘었다.

이날 류현진의 커브는 위력적이었다.

1·2회 주자 두 명씩을 내보내며 흔들렸던 류현진은 3회부터 커브를 섞으며 연속 범타 행진을 시작했다.

류현진은 3회말 첫 타자 크리스 데노피아에게 처음으로 커브를 던졌다.

1스트라이크 이후 2구째 커브(볼)로 유혹하고, 3구째 114㎞짜리 커브로 땅볼 처리했다.

상대 4번타자 제드 저코에게는 2구째 119㎞의 커브로 헛스윙을 유도하며 볼 카운트를 유리하게 가져갔다.

2회 직구를 받아쳐 안타를 기록한 윌 베너블과 4회 다시 만나자 류현진은 초구와 2구를 모두 커브로 상대했다.

베너블은 타이밍을 완전히 빼앗겼고, 5구째 직구에 3루 땅볼로 물러났다.

5회부터는 커브 제구가 완벽했다.

류현진은 5회 맞선 르네 리베라, 앤드루 캐시너, 에베스 카브레라에게 커브 한 개씩을 던졌고 세 타자 모두 스트라이크존을 통과하는 커브를 지켜보기만 했다.

커브 구사의 백미는 6회 체이스 헤들리 타석이었다.

류현진은 초구 116㎞짜리 커브로 스트라이크를 잡은 뒤 볼 카운트 2볼-2스크라이크에서 121㎞의 각도 큰 커브로 헛스윙 삼진을 유도했다.

류현진의 주 무기는 서클 체인지업이다.

그는 한국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에 입단한 2006년 체인지업을 배웠고 이 구종으로 한국 무대를 평정한 후 빅리그 마운드에도 연착륙했다.

메이저리그 2년차 류현진은 새로운 구종을 추가하는 대신 기존의 커브를 다듬기로 했다.

시범경기에서 커브 구사율을 늘리며 가능성을 시험하던 류현진은 샌디에이고전을 계기로 커브 구사에 자신감을 얻게 됐다.

사실 동산고 시절 류현진은 ‘커브볼러’였다.

류현진은 고교 시절을 회상하며 “대부분이 직구였고 커브와 슬라이더를 던졌다. 직구 다음은 커브였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프로에 입문한 뒤 체인지업을 배우면서 커브 구사율을 줄였다.

2006년에는 10%였지만 2007년부터 2009년까지는 7~8% 내외로 줄였다.

하지만 2011년을 기점으로 다시 커브 구사율을 높였다.

2011년에는 10%였고, 2012년은 13.3%였다.

당시 류현진은 “생각해보니 구속을 달리하는 것만으로도 효과가 있더라”라고 설명했다.

시속 150㎞까지 나오는 직구에 130㎞대 체인지업을 던지는 류현진은 ‘더 느린 공’의 필요성을 느꼈다.

류현진은 2011년과 2012년 국내 무대에서 체인지업보다 각이 훨씬 크고 반대방향으로 휘는 커브의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2013년 공인구 롤링스에 완벽히 적응한 류현진은 메이저리그 2년째인 올해 다시 ‘커브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롤링스는 국내 공인구보다 실밥이 덜 도드라졌다.

처음 롤링스를 접한 투수가 슬라이더와 커브 등 실밥을 채는 구종을 구사하기 어렵다.

류현진은 지난해 롤링스에 익숙해졌고, 이제 편안하게 커브를 구사한다.

류현진이 승부구 하나를 더 갖췄다는 의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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