銀 트루소바 울며 “스케이트 안타겠다”
시상식 빙둔둔 든 왼손 가운뎃손가락 욕
피겨 시상식
여자 피겨스케이팅 은메달리스트 트루소바(왼쪽)가 빙둔둔을 든 왼손 가운뎃손가락을 펴 들고 있다.
베이징 연합뉴스
베이징 연합뉴스
17일 베이징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의 꽃다발 시상식 직전 중국 베이징 수도체육관의 믹스트존은 난장판이었다. 행복한 웃음이 가득해야 할 순간을 엉망진창으로 만든 건 다름 아닌 은메달을 딴 ‘얼음나라’ 러시아의 ‘피겨공주’였다.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의 안타 셰르바코바가 255.95점으로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금메달을 땄다. 251.73점으로 2위에 그친 트루소바가 불만을 터트렸다.
울고있는 트루소바
트루소바는 이날 올림픽 단일 프로그램에서 쿼드러플(4회전) 점프를 5회 시도해 넘어지지 않고 착지한 최초의 여자선수가 됐다. 이틀 전 트리플 악셀 점프에서 넘어지는 등의 실수로 쇼트프로그램에서 4위에 그쳤던 트루소바는 이날 프리스케이팅 점수에서 1위에 오르며 순위를 끌어올렸다. 하지만 셰르바코바에게 총점 4.22점 뒤져 종합 2위에 그쳤다. 단체전에 출전하지 못했던 트루소바는 결국 ‘노골드’에 그쳤고, 이에 불만을 터트린 것이다.
이후 시상식에서 빙둔둔 인형을 든 트루소바의 왼손 가운뎃손가락만 쭉 뻗은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분을 삭이지 못한 채 손가락 욕을 한 것이다.
트루소바는 공식 기자회견에서 “나는 3년 동안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한 적이 없다. 항상 목표를 향해 노력했다. 항상 더 많은 쿼드러플(4회전) 점프를 추가했다”면서 “그러면 우승할 줄 알았다. 하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그래서 화가 났다”고 씁쓸해했다. 그는 ‘왜 울었냐’는 질문에 “그냥 그러고 싶었다. 그래서 울었다”면서 “3주 동안 엄마도 강아지도 없이 지냈다. 그래서 울었다”고 답했다.
경기 뒤 울고 있는 발리예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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