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달린 대구 시민들… 가장 빛났다

함께 달린 대구 시민들… 가장 빛났다

입력 2011-09-05 00:00
업데이트 2011-09-05 00:38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9일간의 대장정이 남긴 것들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의 주인공은 대구시민과 자원봉사자들이었다. 손발 맞지 않는 대회 조직위원회의 운영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이번 대회를 가장 빛나게 한 것은 대부분의 경기 때마다 가득 찬 관중과 수준 높은 응원 매너였다. 관람석을 가득 메운 관중은 경기장을 함성과 박수 소리로 채웠다가도 선수가 출발선 앞에 선 순간에는 침묵하는 등 경기의 특성에 맞춘 응원을 선보였다. 100m, 200m 등 단거리 종목에서는 경기장 스크린에 나타난 대회 마스코트 살비의 ‘쉿~’ 소리에 맞춰 숨을 죽였고, 리듬감이 중요한 높이뛰기나 멀리뛰기 등 도약 종목에서는 선수들의 발걸음에 맞춰 손뼉을 치며 박자를 맞추기도 했다.

대회 전 흥행 참패에 대한 우려와 달리 많은 관중들이 경기장을 찾았다. 2007년 오사카 대회와 달리 일별 최저 입장 관중도 80%(5만 4000명)가 넘을 정도로 성황을 이뤘다. 대회 흥행을 위한 ‘꿈나무 프로그램’도 성공적으로 이뤄졌다는 평가다. 조직위와 대구시는 흥행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 평일 오전 경기에 관중석을 채우기 위해 대구지역 초·중·고교생들의 단체 관람을 기획했다. 동원 논란이 있었지만 실제 경기장을 찾은 학생들은 눈앞에서 세계적인 선수들의 경기 모습을 보면서 육상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었다. 조직위는 대회 기간 모두 330개 학교 17만여명의 학생이 경기를 관람했다고 밝혔다.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의 라민 디악 회장은 “수많은 어린이가 스타디움을 찾았다. 그것이 우리가 여태껏 찾아 헤매고 보고 싶었던 결과”라면서 “이것이 이번 대회의 특징이었다.”고 평가했다.

그래도 대회 운영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조직위는 미숙한 경기운영과 상황 대처로 연일 지적을 받았다. 대회 초반에는 식사와 숙소 등 기본적인 서비스 측면에서 일부 준비가 미흡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밤늦은 시간 경기가 끝난 뒤 셔틀버스를 타기 위해 시민들이 한데 엉켜 북새통을 이루는 등 교통 불편은 계속됐고, 여자 마라톤에서는 두 번 출발을 하는 어이없는 일도 벌어졌다. 이에 대해 조직위 측은 “대회 초반 일부 준비가 미흡해 관중과 취재진에게 불편을 끼친 점이 있다.”면서 “최선을 다해 보완했고 앞으로 열리는 국제행사 때 큰 교훈으로 삼겠다.”고 말했다.

어쨌든 전체적으로 합격점을 받을 만하다는 평가다. 디악 회장은 “우리는 반(反)도핑에서 최고의 수준에 도달했다. 2000명에 이르는 이번 대회 출전 선수 모두를 대상으로 한 도핑 검사에서 단 한 건도 적발되지 않았다.”면서 “그레나다, 튀니지, 콜롬비아 등 육상 약소국에서 메달리스트가 탄생하는 등 이번 대회는 육상의 저변을 확대하는 기능을 했다.”고 총평했다.

대구 윤샘이나기자 sam@seoul.co.kr
2011-09-05 29면
많이 본 뉴스
‘민생회복지원금 25만원’ 당신의 생각은?
더불어민주당은 22대 국회에서 전 국민에게 1인당 25만원의 지역화폐를 지급해 내수 경기를 끌어올리는 ‘민생회복지원금법’을 발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민주당은 빠른 경기 부양을 위해 특별법에 구체적 지원 방법을 담아 지원금을 즉각 집행하겠다는 입장입니다. 반면 국민의힘과 정부는 행정부의 예산편성권을 침해하는 ‘위헌’이라고 맞서는 상황입니다. 또 지원금이 물가 상승과 재정 적자를 심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합니다. 지원금 지급에 대한 당신의 생각은?
찬성
반대
모르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