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일 “박주영의 위로가 큰 힘이 됐다”

김남일 “박주영의 위로가 큰 힘이 됐다”

입력 2010-06-23 00:00
업데이트 2010-06-23 08:53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말 그대로 동변상련이었다.‘터프가이’ 김남일(33.톰 톰스크)이 먼저 ‘쓴맛’을 봐봤던 대표팀 후배 박주영(25.모나코)의 진심 어린 위로에 처졌던 어깨를 겨우 펼 수 있었다.

 23일(한국시간) 새벽 더반에서 치러진 나이지리아와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B조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김남일은 최악의 실수를 저질렀다.

이미지 확대
한국이 월드컵 출전 사상 첫 원정 16강에 진출한 23일 남아공 더반 스타디움에서 허정무 감독이 김남일등 선수들을 일일히 포옹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이 월드컵 출전 사상 첫 원정 16강에 진출한 23일 남아공 더반 스타디움에서 허정무 감독이 김남일등 선수들을 일일히 포옹하고 있다.
연합뉴스
2-1로 이기고 있던 후반 19분 수비 강화를 위해 염기훈(수원)을 대신해 그라운드에 나선 김남일은 투입된 지 4분 만에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나이지리아의 치네두 오크부케 오바시(호펜하임)에게 볼을 뺏기고 나서 곧바로 볼을 뺏으려다가 페널티킥을 내줬다.

 수비 강화를 목적으로 내보낸 선수가 오히려 페널티킥을 허용하는 반칙을 해버리자 벤치의 분위기도 일순간에 얼어붙을 수밖에 없었다.

 야쿠부 아예그베니(에버턴)의 동점골이 터지면서 한국은 순식간에 조별리그 탈락의 위기를 맞았지만 그나마 끝내 추가 실점을 내주지 않으면서 사상 첫 원정 16강 진출의 기쁨을 맛봤다.

 경기가 끝나고 믹스트존을 통과하던 김남일의 표정은 썩 밝지만은 않았다.

 김남일은 “오늘 특히 힘들었다.솔직히 나의 판단 실수였다.안정적으로 볼을 처리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반칙을 할 상황도 아니었다.큰 실수를 저질렀다”고 애써 태연한 표정을 지었다.

 그는 이어 “일본 J-리그에서도 비슷한 경험을 해봐서 덜 힘들었다.빨리 만회해야 한다는 생각만 들었다”며 당시 상황이 떠오르는 듯 “아~”하는 탄식을 함께 쏟아냈다.

 김남일은 이날 가장 위로가 돼준 후배로 박주영을 손꼽았다.

 박주영은 아르헨티나와 조별리그 2차전에서 메시의 프리킥을 막으려다 자책골을 넣으면서 한동안 마음 고생을 해야만 했다.이미 가슴 아픈 상황을 경험해본 박주영으로선 김남일의 심정을 누구보다 잘 이해할 수밖에 없다.

 김남일은 “(박)주영이가 ”형 괜찮아요“라고 해준 한마디가 큰 위로가 됐다”며 “경기 끝나고 나서 정말로 울뻔했다.끝나고 다리가 후들거릴 정도였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선배로서 후배들을 격려하고 다독거려야 했는데 오히려 후배들의 위로를 받는 처지가 됐다”며 “사실상 마지막 월드컵이어서 이번 16강 진출이 더욱 의미가 크다”고 덧붙였다.

 더반=연합뉴스
많이 본 뉴스
‘민생회복지원금 25만원’ 당신의 생각은?
더불어민주당은 22대 국회에서 전 국민에게 1인당 25만원의 지역화폐를 지급해 내수 경기를 끌어올리는 ‘민생회복지원금법’을 발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민주당은 빠른 경기 부양을 위해 특별법에 구체적 지원 방법을 담아 지원금을 즉각 집행하겠다는 입장입니다. 반면 국민의힘과 정부는 행정부의 예산편성권을 침해하는 ‘위헌’이라고 맞서는 상황입니다. 또 지원금이 물가 상승과 재정 적자를 심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합니다. 지원금 지급에 대한 당신의 생각은?
찬성
반대
모르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