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도 3월폭염 속 플랜트 대역사

35도 3월폭염 속 플랜트 대역사

입력 2010-03-23 00:00
업데이트 2010-03-23 0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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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건설사 100억弗 수주…GS 아부다비현장 르포

│루와이스 윤설영특파원│아랍에미리트연합(UAE)의 최대 도시국가인 아부다비에서 남서쪽으로 약 250㎞. 우리나라 경부고속도로에 해당하는 11번 도로를 타고 두바이에서 사막을 가로질러 4시간쯤 달리면 루와이스 정유화학공단에 도착한다. 540㎢(약 1만 6000평)의 대규모 공단에서는 아부다비가 해외에 수출하는 모든 석유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지난해 말 100억달러 규모의 확장공사(RRE)를 한국 건설업체들이 싹쓸이로 수주하면서 세계에 한국 건설의 위상을 떨친 곳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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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건설 근로자들의 땀으로 지어지고 있는 UAE 루와이스 공단의 ‘그린 디젤 프로젝트’ 공사에 참여한 근로자들이 대규모 정유설비 아래에서 작업에 몰두하고 있다. GS건설 제공
한국 건설 근로자들의 땀으로 지어지고 있는 UAE 루와이스 공단의 ‘그린 디젤 프로젝트’ 공사에 참여한 근로자들이 대규모 정유설비 아래에서 작업에 몰두하고 있다.
GS건설 제공


공단 입구의 검문검색 지점에는 바리케이드가 쳐져 있고, 소총을 든 네팔인 용병이 카메라는 물론 카메라가 달린 휴대전화도 반입을 제지하고 있다. GS건설 심해진 현장관리부장은 “국가기간시설에 대해서는 보안이 철저하다.”면서 “공단 안에서 휴대전화를 몰래 사용하다가 들키면 추방과 함께 재입국도 불허될 정도”라고 설명했다. 자동차 속도는 30㎞를 넘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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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건설 심해진 현장관리부장
GS건설 심해진 현장관리부장
●휴대전화도 금지… 보안 철저


GS건설이 그린디젤프로젝트(GDP) 공사를 진행 중이다. 유황 성분을 10 이하로 줄인 ‘그린디젤’을 생산하기 위해 기존 시설을 개·보수하는 공사와 함께 신규 정유시설을 짓는 공사가 동시에 이뤄지고 있다. GS건설이 아부다비석유공사 애드녹(ADNOC)의 자회사 타크리어로부터 2008년 공사를 수주했다. 시설이 완공되면 하루 4만 1000배럴의 디젤유를 생산하게 된다. 현재 공정률은 63%, 내년 7월 준공이 목표다.

중동 사막의 날씨는 혹독하다. 3월인데도 35도를 웃도는 고온과 모래바람 때문에 단 5분도 밖에 서있기 힘들다. 직원들은 긴 팔의 작업복을 입고 선글라스, 마스크, 안전모로 무장한 채 내리쬐는 태양과 맞서 작업에 열중하고 있다. 공사에 참여한 15개 협력업체 가운데 8개사가 국내 업체이고, 국산 기자재 조달률이 50%를 넘는다. 한국인의 땀으로 공사가 진행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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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글라스·마스크 착용한채 작업


현장을 총괄지휘하고 있는 GS건설 안국기 상무는 “공사를 지켜본 아부다비 정부에서 한국 건설사의 기술력과 성실성을 인정하고 확장공사 입찰에 한국 건설사들을 초청한 것”이라면서 “한국 업체가 입찰에 뛰어든다고 하면 유럽 업체들은 아예 입찰을 피한다.”고 귀띔했다.

●중국·인도의 맹추격은 부담

올해 말에는 GS건설, 삼성엔지니어링, SK건설, 대우건설 등 한국의 대형 4개사가 루와이스를 누비게 된다. 지난해 11월 애드녹사가 발주한 140억달러의 루와이스 공단 확장공사 7개 패키지 가운데 5개를 4개사가 나눠 수주했기 때문이다. GDP 현장소장인 조성철 부장은 “지금은 한국인 근로자가 100여명에 불과하지만 확장공사가 진행되면 1000명도 훨씬 넘을 것”이라고 전했다.

아부다비 정부는 2~3년 안에 100억~150억달러 규모의 공사를 추가 발주할 계획이다. 5월에 발주하는 50억달러의 정유플랜트 공사에 현대건설, 삼성엔지니어링, SK건설, 대림산업, GS건설 등이 뛰어들 예정이다. 벌써부터 출혈경쟁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중국과 인도가 플랜트 분야에서 한국을 매섭게 추격하는 것도 한국 업체에 부담이다.

GS건설 UAE 프로젝트 매니저 승태봉 상무는 “한국의 플랜트 설계구매시공(EPC) 능력은 세계최고 수준”이라면서 “기술 감리, 기본설계 등 고급기술 플랜트로 경쟁력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snow0@seoul.co.kr
2010-03-23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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