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지붕’ 현대-기아車, 엇갈린 노사관계

‘한지붕’ 현대-기아車, 엇갈린 노사관계

입력 2010-07-22 00:00
업데이트 2010-07-22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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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지붕 아래에서 치열한 판매 경쟁을 벌이고 있는 현대차와 기아차가 노사관계에서는 극명한 대조를 보이고 있다.

현대차는 21일 임금협상을 조기 타결하면서 노사관계에서 순항하고 있는 반면 기아차는 임.단협을 둘러싼 갈등이 오히려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기아차는 근로시간면제제도(타임오프제)에 대한 노사갈등으로 2년 연속 무파업을 달성한 현대차와 달리 파업의 수렁으로 빠져들고 있다.

현대차의 무파업 타결은 단협 유효기간이 내년 3월까지여서 타임오프 이슈에서 한 발짝 비켜나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실리 성향의 노조 지도부 역할이 컸다는 분석이다.

사측이 충분한 보상책을 제시하면서 노사 간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것이다.

물론 기아차의 돌풍으로 내수 시장 1위 수성에 대한 위기감도 작용했다.

이와 관련해 실리를 추구하는 조합원의 정서를 노조 지도부가 적절히 대변하고, 위기감에 따른 내부의 단결 정서가 효과적으로 표출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기아차는 타임오프제 태풍의 한가운데에서 정반대의 길을 걷고 있다.

강성 지도부가 장악한 기아차 노조는 타임오프제를 빌미로 조합원 찬반 투표를 실시해 파업의 길을 터놓고 사측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사상 최대의 호황을 누리면서 내친김에 현대차를 제치고 내수 1위의 감격을 맛볼 호기를 스스로 걷어차 버리고 있는 셈이다.

기아차 노사는 현재까지 임단협을 위한 상견례조차 못하고 있다.

노조가 타임오프제가 포함된 임단협을 들고나오면 사측이 불참하고, 타임오프제 우선 논의 카드를 들고 나온 회사의 요구엔 노조가 불응하는 등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사측은 타임오프제 이슈가 포함된 임단협이 결렬될 경우 파업을 합법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를 하고 있고, 노조는 사측이 불법 파업으로 몰아 노조를 와해하기 위해 타임오프제 특별단체교섭을 제안했다고 불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하지만 같은 그룹의 현대차가 임금협상을 무난히 타결함에 따라 기아차 노조는 상당한 부담을 떠안을 처지에 놓였다.

타임오프제는 법으로 규정돼 사측이 양보할 여지가 별로 없고, 회사가 무파업에 대한 파격적인 보상안까지 제안해 조합원의 정서가 흔들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기아차 노조 지도부는 민주노총 산하 금속노조의 타임오프제 투쟁의 사실상 선봉대 역할을 하는 등 강성으로 분류되지만 일부 조합원과 대의원들이 투쟁 방식을 비판하고 나서면서 지도부의 입지가 많이 약화됐다는 분석이다.

여기에다 K5, K7과 스포티지R, 쏘렌토R 등 호황을 이어갈 수 있는 ‘블루칩’이 한꺼번에 쏟아진 상황에서 특근거부에 이어 22일부터는 주.야 2시간씩 잔업을 거부키로 하면서 노조에 대한 내외부의 비판 여론이 커지고 있다.

타임오프제가 시행된 7월의 노조 지도부에 대한 임금 지급일이 다음달 10일이고, 내달 2~6일 집단휴가인 점을 감안하면 이달 중으로 기아차 노사가 접점을 못 찾으면 불신의 골이 더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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