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주인’찾은 현대오일뱅크 판도 바꿀까

‘옛주인’찾은 현대오일뱅크 판도 바꿀까

입력 2010-08-11 00:00
업데이트 2010-08-11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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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重 종합에너지그룹으로 도약…재계 순위 7위로 상승

아부다비 투자사 IPIC가 법원의 판단대로 현대오일뱅크의 지분 70%를 현대중공업에 넘기기로 하면서 현대오일뱅크가 ‘옛 주인’을 다시 만나게 됐다.

 현대중공업이 외환위기로 IPIC에 현대오일뱅크를 넘긴 지 11년 만이다.

 정유업계에선 현대오일뱅크가 최대주주인 현대중공업을 등에 업고 정체된 정유시장에 도전적으로 뛰어들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경질유 내수 시장에서 19% 정도의 시장점유율로 SK에너지,GS칼텍스에 이어 4개 정유사 중 3위를 차지하는 후발주자다.

 업계 전문가들은 그러나 10년째 전체 시장 규모가 사실상 고정적인 경질유 시장에서 현대오일뱅크가 시장 점유율을 눈에 띄게 올리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을 하고 있다.

 산업연구원 전재완 박사는 11일 “주유소 입점이 쉽지 않고 자동차 연비가 개선되면서 국내 경질유 시장이 정체 상태”라며 “각 정유사가 점유율 1%를 올리는 게 거의 불가능하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라고 말했다.

 다만 현대카드,현대자동차와 연계한 마케팅이나 대형할인점의 주유소 진출 등 판매 전략을 적극적으로 편다면 내수 시장에서 현대오일뱅크의 영향력이 상승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 같은 주유소를 통한 수송용 연료 시장보다는 산업용 시장에서 판도 변화는 눈여겨 봐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분석이다.

 현대중공업과 현대오일뱅크의 관계가 더 긴밀해 지면서 현대중공업의 선박용 디젤이나 현대·기아자동차의 초기 주유 물량을 현대오일뱅크가 독차지하게 되면 상당한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다른 정유사보다 상대적으로 낮은 현대오일뱅크의 고도화시설에 현대중공업이 집중투자할 것이 예상돼 해외 수출 시장에서 국내 정유사간 경쟁이 더 치열해 질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예측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각 정유사가 고도화시설에 경쟁적으로 투자하고 있는데다 중국,인도의 정유 플랜트까지 늘어나는 추세여서 과잉 투자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며 “해외 석유제품 시장 상황이 나빠지면 정유사의 정제마진이 ‘마이너스’가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현대중공업으로선 이번 지분 인수로 종합 에너지 기업으로 변신이 가속화할 전망이다.

 현대중공업은 주력인 중공업 외에 태양광,원자력 등 에너지 사업 진출을 도모하고 있는데 정유사인 현대오일뱅크를 되찾으면서 화석에너지와 신재생에너지의 ‘두 날개’를 단 셈이다.

 아울러 현대중공업이 지난해 말 인수한 현대종합상사의 해외 자원개발 사업도 정제 시설을 보유한 현대오일뱅크를 활용해 유전개발부터 정제,석유화학까지 수직계열화함으로써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한편 지난해 4월 발표된 공정거래위원회의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 현황에 따르면 자산총액 5조6천억원의 현대오일뱅크를 추가함으로써 현대중공업그룹의 자산총액은45조7천억원으로 불어나게 된다.

 다른 그룹들의 자산규모에 변화가 없다면 현대중공업그룹은 자산총액 기준 8위(공기업 제외)에서 GS그룹을 제치고 7위로 재계 순위가 오르게 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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