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뒤셀도르프 법원으로 간 까닭은?>

<애플이 뒤셀도르프 법원으로 간 까닭은?>

입력 2011-09-06 00:00
업데이트 2011-09-06 0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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獨 뒤셀도르프 법원, 특허권자 승률 평균 2배

삼성과 애플의 특허 소송전이 한창 진행 중인 독일 뒤셀도르프 법원이 특허권자에게 유리한 입장을 취하면서 불필요한 특허 소송을 조장한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이들은 더 많은 특허 소송을 유치하기 위해 특허권자에게 유리한 판단을 남발하고 있지만 결국 이 때문에 글로벌 IT 산업의 혁신이 방해를 받고 있다는 지적이다.

6일 미국의 유명 로펌 피네건(Finnegan)이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06년부터 3년간 독일 뒤셀도르프 법원에서 진행된 특허침해 소송 중 63%가 특허권자의 승리로 돌아갔다.

보고서는 뒤셀도르프 법원은 특허권자의 승률이 글로벌 평균(35%)의 두 배에 달할 만큼 친특허권자(patentee-friendly)의 성격을 띤다고 설명했다.

뒤셀도르프 법원은 지난달 애플의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여 갤럭시탭 10.1의 독일 지역 판매를 금지한 바 있고, 이에 삼성전자는 이의신청을 제기한 상태다.

뒤셀도르프 법원 담당 판사는 지난달 26일 최종 심리에서 애플의 자료사진 조작에도 디자인권을 존중해야 한다는 발언을 남겨 애플 측에 유리한 판결이 내려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상황이다. 최종 판결은 9일 내려진다.

미국의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뒤셀도르프 법원에 대해 “담당 판사들이 허용하는 시간은 지나치게 기계적이어서 피고에게는 충분한 변론 시간을 주지 않는다”며 외부기관의 보고서를 인용해 “뒤셀도르프 판사가 특허권 강화를 도우려는 의지가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특허권자는 뒤셀도르프에서라면 증거에 결함이 있어도 승리할 수 있을 것”이라며 애플의 증거 사진 조작의 문제점을 무시한 독일 법원의 판결을 꼬집기도 했다.

뒤셀도르프 법원이 특허권자에게 유리한 판결을 내리는 데는 이 같은 명성을 바탕으로 더 많은 특허 분쟁을 유치해 수익을 내기 위함이라는 것이 관련 업계의 분석이다.

실제로 피네건의 자료에 따르면 뒤셀도르프는 독일에서 발생하는 특허 소송의 40%가량을 전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독일에 12곳의 지방법원이 존재하는 것을 감안하면 평균의 5배에 달하는 집중률이다.

특허 분쟁은 첫 판결이 이후 유사 소송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특허권자들은 특허 친화적인 법정을 서둘러 찾을 수밖에 없다고 포브스는 설명했다.

흥미로운 것은 지난해 애플이 노키아에 의해 뒤셀도르프 법원에서 일격을 당한 아픔이 있다는 사실이다.

노키아는 지난해 12월 애플이 7건의 특허를 침해했다는 이유로 뒤셀도르프 법원에 제소했고 결국 지난 6월 애플은 특허 사용료와 로열티를 지급하기로 합의하며 사실상 노키아에 백기를 들고 말았다.

애플이 가처분 신청서를 뒤셀도르프 법원에 서둘러 제출한 배경에는 노키아와의 소송전을 통해 학습한 경험이 작용했을 것으로 관계자들은 해석하고 있다.

전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뒤셀도르프에 특허 소송이 집중되고 있다는 것은 특허 소송뿐만 아니라 소송에 대한 판결 역시 전략적으로 악용될 우려가 크다는 뜻”이라면서 “승자와 패자를 가르는 판결보다 원활한 합의를 도출할 수 있는 시스템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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