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더미에 쪼들리는데 씀씀이 펑펑… 도로공사의 두 얼굴

빚더미에 쪼들리는데 씀씀이 펑펑… 도로공사의 두 얼굴

입력 2011-09-20 00:00
업데이트 2011-09-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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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경북 김천으로 이전하는 한국도로공사(사장 장석효)가 현 청사보다 4.6배나 큰 대규모 청사를 신축 중인 것으로 드러났다. 배구단 체육관과 차량정비동 등 다양한 부대시설이 들어서지만 정작 직원들의 업무를 위해 필요한 공간은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초호화 신청사 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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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사실은 19일 국회 국토해양위 국정감사장에서 공개됐다. 민주노동당 강기갑 의원이 도로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8월 25일 경북 김천 혁신도시에 착공한 도로공사 신청사는 본관동과 부속시설인 배구단 체육관, 보육시설, 차량정비동, 경비동, 주유시설 등이 포함돼 무려 11만 401㎡에 달했다. 이는 현재 도로공사가 성남시에서 운용 중인 본사 2만 3821㎡의 4.6배에 이르는 규모다.

신청사를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업무시설과 주차장을 갖춘 본관동은 지하 2층, 지상 25층으로 총 면적이 9만 7568㎡에 달한다. 여기에 체육관, 보육시설, 주유시설 등의 부대시설이 7448㎡ 규모로 들어선다. 또 5546㎡의 직원 사택도 추가로 건설된다. 하지만 신청사의 전체 면적 가운데 직원들의 업무 면적은 4만 6052㎡(41.7%)에 불과하다. 직원 1인당 56㎡에 해당한다.

강 의원은 “도로공사의 현재 부채가 22조 8547억원에 달한다.”면서 “신청사 건립비가 3194억원에 달하는데 도로공사가 떡 본 김에 제사 지낸다고 이번 기회에 호화청사를 짓는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도로공사 측은 나머지 부지에는 재난종합상황센터와 지역커뮤니티시설 등을 설치할 예정이라고 밝히면서 업무 면적은 정부의 공공기관 이전 기준에 부합하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강 의원실은 지역커뮤니티 시설의 용도가 불분명하다는 점 등을 들어 타당성이 없다고 반박했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빚 23조… 하루 이자비용 32억

통행료 인상을 추진 중인 한국도로공사의 부채가 22조원을 넘어서 하루 이자가 32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성 부채는 2014년까지 30조원이 넘을 전망이다.

국회 국토해양위 소속 한나라당 정희수 의원은 19일 도로공사 국정감사에서 “도로공사의 지난해 부채는 22조 8547억원, 부채비율은 94%로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른 이자비용은 한 해 약 1조 1729억원으로, 하루 이자만 32억원에 달한다는 것이다. 정 의원은 “도로공사의 중장기 자금수지 전망에 따르면 금융성 부채는 2014년 30조원을 넘어설 것”이라고 지적했다.

각종 사업 등에 사용할 가용재원의 경우 올해 1조 2928억원에서 2015년 8520억원으로 감소할 전망이다.

부족 재원은 2015년 무려 7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신규 차입 등으로 빚을 갚아나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분석도 제기됐다.

그런데도 지난해 도로공사 사장의 연봉은 2억원을 웃돌았다. 임원 역시 평균 1억 6000여만원의 연봉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직원 1인당 평균 인건비는 5080여만원으로 최근 5년간 가장 높은 수준인 것으로 집계됐다.

도로공사는 이 같은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고속도로 통행료를 2년에 한 번 5%씩 인상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드러났다.

국토해양위 소속 한나라당 장제원 의원은 국정감사 자료에서 도로공사는 2006년부터 동결돼 온 고속도로 통행료를 격년 5% 인상하는 내용의 재무구조 개선대책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부채 경감을 위한 20대 과제 중 하나가 통행료 인상이라는 설명이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2011-09-20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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