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 재정 위기 속에 수가 협상 난항

건강보험 재정 위기 속에 수가 협상 난항

입력 2011-10-16 00:00
업데이트 2011-10-16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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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단 “인상 여력 없다”, 병원협 “9%는 올려야”

국민건강보험공단과 주요 공급자단체의 내년 건강보험 수가 협상이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해 1조3천억원의 재정 적자를 경험한 건보공단은 인상 폭을 최대한 억제한다는 입장인 반면, 대한병원협회 등은 두자릿수에 육박하는 인상률을 제시해 협상이 겉돌고 있는 것이다.

16일 건보공단과 주요 공급자단체에 따르면 양측은 지난 14일 2012년도 건강보험 수가 인상률 결정을 위한 3차 협상을 개최했으나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특히 양측의 입장 차가 워낙 커서 협상 마감시한인 17일에도 결론을 내리기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건강보험 재정은 지난해 1조3천억원의 당기 적자를 기록하며 우려를 낳았다. 이에 따라 정부와 공단은 다양한 재정 안정 대책을 마련해 추진해왔다.

그 덕분에 8월 현재 건강보험 누적적립금은 1조9천970억원 수준이다. 그러나 누적적립금이 직장인 건강보험료 정산분이 반영된 이후인 5∼6월에 정점을 찍고 연말로 갈수록 하향곡선을 그리는 점을 고려하면 2년 연속 적자를 면하기 어렵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병원협회는 이번 협상에서 두자릿수에 육박하는 9% 이상의 수가 인상률을 제시하고 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과 임금 인상률이 4% 이상인데다 영상장비 수가 인하와 같은 정부의 재정절감 대책의 영향까지 있는 만큼, 인상률 제한은 곧 수가 삭감 효과로 이어질 것이라는 게 병협 측의 주장이다.

더욱이 병원협회는 건강보험 지속가능성을 유지하기 위해서 국민에게 부과하는 보험료 인상이 필요하다는 논리도 펴고 있다.

또 대한의사협회도 의원급 의료기관의 경영자료 분석 등을 토대로 의원급 의료기관의 수가가 최소 6.5%는 인상되어야 한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그러나 공단 측이 건보료 인상 요인 등을 고려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아직 수치 교환도 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밖에 대한약사회는 정부가 건강보험 재정 건전화 대책의 하나로 추진한 의약품관리료 인하 조치를 문제삼으며, 관리료 인하에 따른 수익 감소 부분을 고려해달라는 주장을 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의약품관리료는 의약품 구매와 재고 관리 등의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을 보상한다는 명목으로 지급돼온 것인데, 약사회는 건강보험 재정 안정화를 위해 삭감한 관리료를 다시 보전해 달라고 요구하는 셈이다.

공단 관계자는 “공단은 재정 안전을 위해 수가 인상을 최소화하려고 노력 중이지만, 일부 공급자단체는 공단 측이 제시한 수치가 터무니없다는 반응을 보이거나 아예 수치도 제시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17일 최종협상에서 구체적인 협상 시도가 있겠지만 합의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예년과 달리 여러 단체와의 협상이 결렬돼 건강보험정책심의원회로 넘어갈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해 실시된 올해 수가 협상에서는 병원 1%, 치과 3.5%, 한방 3%, 약국 2.2%, 조산원 7%, 보건기관 2.5%의 수가 인상이 합의된 바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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