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계약 많은 통신업종 교육·개발 많아 점수 불리”
10일 동반성장지수 발표에서 ‘개선’ 등급을 받은 기업들은 일단 ‘동반성장에 더욱 힘쓰겠다.’면서 고개를 숙였다. 그러나 속은 부글부글 끓고 있다. 엄청난 이미지 타격이 불가피한 탓이다. ‘십수년 동안 힘써 왔던 동반성장 노력이 물거품이 됐다.’ ‘돈만 많으면 좋은 점수를 받는 게 아니냐.’는 등의 볼멘소리가 터져 나왔다.‘개선’ 등급을 받은 한 대기업 관계자는 “대내외적으로 업종 상황이 안 좋다 보니 협력사 재무 지원이나 현금 결제 등은 미흡할 수밖에 없다.”면서 “곳간이 비었는데 인심만 후하게 쓰라는 꼴”이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다른 대기업 관계자도 “업종을 대표하는 56개사는 개선 등급을 받아도 실제로 동반성장 실천을 잘하고 있는 기업인데도 이번 발표로 ‘동반성장 꼴찌 기업’으로 낙인찍히게 됐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개선’ 판정을 받은 한 정보통신 업체 관계자는 “통신 업종 특성상 제조업종과 달리 자금 지원보다는 기술 개발이나 교육 등이 주류를 이루기 때문에 평가 점수가 낮게 나올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경제단체들도 비판적인 목소리를 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앞으로 더 많은 기업들의 동반성장 동참을 촉진하기 위해서는 기업 현실과 업종별 특성에 적합한 방향으로 평가 기준이 보완돼야 한다.”면서 “잘하는 기업이 칭찬받을 수 있도록 발표 형식도 수정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전수봉 대한상공회의소 조사1본부장은 “평가대상 기업 대부분이 동반성장 문화 정착에 앞장서고 있는 만큼, 낮은 등급으로 평가된 기업들이 경영상 부정적인 영향을 받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두걸·홍혜정기자 douzirl@seoul.co.kr
2012-05-11 2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