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공기업영역 OECD 최대…유동성위기 우려

韓 공기업영역 OECD 최대…유동성위기 우려

입력 2012-09-06 00:00
업데이트 2012-09-06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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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자산가치 1천777억달러…세계 최대 수준

한국 공기업 자산 규모가 세계 최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공기업은 국가 경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지만 부채는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어 국가 재정안정성을 해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6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한국 공기업의 순자산가치는 1천777억달러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최상위권이었다.

순자산가치란 자산에서 부채를 뺀 금액으로, 기업 청산을 가정할 때 남는 자산을 뜻한다. 이를 통해 각국 공기업의 현재 가치와 규모를 추정할 수 있다.

분석 대상 주요국 중 한국 공기업 순자산가치가 가장 컸다. 1천억 달러 이상인 곳은 한국을 비롯해 프랑스(1천577억 달러), 노르웨이(1천310억 달러), 이탈리아(1천54억 달러) 등 4개국뿐이었다.

이는 OECD가 지난해 8월에 34개 회원국 가운데 비교 가능한 28개국의 공기업을 비교한 결과다.

국가별로 분류 기준에 차이가 있어 정확한 비교는 어렵지만 한국 공기업 규모가 상대적으로 매우 큰 수준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나이스신용평가 서찬용 연구위원은 “한국의 공공기관 규모는 국제적으로도 매우 큰 수준”이라며 “정부 주도의 경제개발로 인해 많은 기업이 민영화됐음에도 여전히 한국 경제의 공적 영역 의존도가 높다”고 진단했다.

국가 경제에서 공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을 나타내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공기업 순자산의 비율에서도 한국은 상위권이었다.

한국은 이 비율이 16.8%로 분석 대상국 평균치의 1.7배로 나타났다. 세계 최고 수준의 복지 제도를 가진 스웨덴(14.3%)보다 비율이 높았고 독일(1.2%), 일본(0.6%) 등과 현격한 차이를 보였다.

이 비율은 노르웨이(30.8%)가 가장 높았고 핀란드(24.1%), 이스라엘(20.3%), 폴란드(19.9%) 등이 뒤를 이었다. 대부분 계획경제에서 시장경제로 체제를 전환했거나 높은 수준의 복지가 확립된 국가들이다.

문제는 한국 공기업의 부채 규모가 큰 폭으로 늘고 있다는 점이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국내 286개 공공기관의 작년 부채 총액은 463조5천억원, 부채비율은 197%에 달했다. 빚이 크게 늘어나 부채비율은 전년보다 30%포인트 넘게 급등했다.

공기업의 실적은 공공요금 동결과 부동산 경기 부진 등으로 부진했다.

국내 주요 공기업의 총매출은 2010년 115조에서 작년 128조6천억원으로 증가했지만 2조3천억원이던 순이익은 적자로 전환했다. 영업이익은 8조5천억원에서 6조9천억원으로 감소했다.

지방공기업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지하철공사와 도시개발공사 등 주요 지방공기업의 영업이익 합계는 2010년 1천860억원 손실에서 작년 흑자로 돌아섰지만 순이익 합계는 적자가 지속됐다.

국제신용평가사들이 공기업 부채 문제가 한국경제에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적지 않다.

삼성경제연구소 정영식 수석연구원은 “공공 부채가 심각한 상황이다. 유동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라며 “안정적으로 부채비율을 줄여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며 공공 분야에 민간이 투자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하는 방안 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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