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 올해 STX그룹에 3조원 쏟아붓는다

은행들, 올해 STX그룹에 3조원 쏟아붓는다

입력 2013-05-07 00:00
업데이트 2013-05-07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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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자금ㆍ충당금ㆍ회사채 만기 등 ‘STX 리스크’ 눈덩이보증문제 얽혀 ‘진퇴양난’ 상태

유동성 위기를 겪는 STX그룹 지원 문제를 놓고 은행들이 전전긍긍하고 있다.

신규 운영자금 지원, 충당금 적립, 만기 도래 회사채 지원 등으로 필요한 자금은 올해 한해만도 3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보증 문제 등으로 지원하지 않을 수도 없는 입장이어서 고민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 은행들, 올해 3조원 이상 투입해야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채권은행들이 STX그룹 지원과 관련해 투입해야 할 자금은 ▲신규 운영자금 지원 ▲충당금 적립 ▲만기 도래 회사채 지원 등 크게 3가지로 나뉜다.

원자재 구매, 하도급대금 지급, 인건비 등 STX그룹 주요 계열사의 운영자금으로 필요한 돈은 올해만 1조원 이상에 달할 전망이다.

STX그룹보다 자산 규모가 훨씬 작은 성동조선해양의 경우 2010년 4월 자율협약에 들어간 후 매년 7천억원 가량의 운영자금이 들어갔다.

자율협약에 들어가는 STX그룹 5개 계열사의 자산 규모가 23조원으로 성동조선해양(2조4천억원)의 10배에 달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1조원은 최소치에 불과하다.

이미 STX조선에 2천억원의 운영자금이 투입된 데 이어 STX중공업과 STX엔진의 운영자금으로 1천900억원이 채권단에 요청됐다. 이달 필요한 운영자금만 4천억원에 육박한다는 뜻이다.

은행들이 쌓아야 할 충당금도 최소 8천400억원에 이른다.

STX그룹에 대한 은행들의 여신 규모가 12조원을 넘는데, 채권단 자율협약에 들어가면 여신액의 최소 7%를 충당금으로 적립해야 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STX그룹 회사채의 규모는 9천800억원에 달한다. 이를 상환하지 못하면 STX그룹은 부도 처리될 수밖에 없다.

결국 신규 운영자금 지원, 충당금 적립, 만기 도래 회사채 지원 등 세 가지를 모두 합치면 STX그룹에 올해 은행들이 쏟아부어야 할 돈은 3조원이 넘는다는 결론이 나온다.

◇ ‘울며 겨자먹기’로 자율협약 동의할듯

막대한 자금이 필요하지만, 채권단 자율협약에 동의하지 않을 수도 없다. 바로 보증 문제와 충당금 적립 문제가 걸려 있기 때문이다.

STX그룹의 금융권 여신은 보증액(7조1천305억원)이 대출액(5조2천895억원)보다 훨씬 크다. 이 보증액은 STX그룹이 선박을 건조하거나 공사를 수주할 때 은행이 보증을 선 금액이다.

그런데 STX그룹이 회생하지 못해 선박 건조나 공사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면 은행들이 이 보증액만큼 대신 지급해야 한다. 최악의 경우 7조원이 넘는 거액을 투입해야 한다는 뜻이다.

채권단 자율협약에 합의하지 못하고 워크아웃(기업 재무구조 개선)이나 법정관리에 들어간다면 충당금 문제가 불거진다.

자율협약에 들어간 기업에 대해서는 은행들이 여신액의 7%만 충당금으로 쌓으면 된다. 하지만 워크아웃 기업에 대해서는 여신액의 20% 이상을 충당금으로 적립해야 한다.

은행권의 STX그룹 여신규모가 12조원 가량이므로, 워크아웃 신청시 무려 2조4천억원을 충당금으로 쌓아야 한다는 뜻이다.

이래저래 은행들은 ‘울며 겨자먹기’로 STX그룹에 대한 자율협약에 동의할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한 채권단 관계자는 “여러 문제가 얽혀있어 자율협약에 동의할 수밖에 없겠지만 그 지원 과정은 순탄치만은 않을 것”이라며 “1분기 실적도 극히 저조한데 막대한 자금이 필요하니 고민만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국내은행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은 1조8천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조3천억원)의 ‘반토막’ 수준으로 줄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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