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건배주로 막걸리 등장한 까닭은

대통령 건배주로 막걸리 등장한 까닭은

입력 2013-05-24 00:00
업데이트 2013-05-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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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관 “전통술 활성화” 건의, 朴대통령 “한식과 어울릴 것”

지난 21일 청와대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초청 재외공관장 만찬. 각국 대사 등 122명이 참석한 행사에 흔히 보이던 와인잔 대신 투박한 사발이 식탁에 올랐다. 건배주로 울산지역의 ‘복순도가 손막걸리’가 등장한 것이다.

이날 막걸리가 공식 만찬주로 쓰인 데는 이동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의 역할이 컸다. 사연은 이보다 닷새 앞서 청와대에서 열린 16일 국가 재정전략회의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이 장관은 박 대통령에게 “막걸리 산업이 많이 어렵다. 대통령 오찬·만찬 때 막걸리를 건배주로 활용하면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건의했다. 이에 박 대통령은 “검토하라고 하겠다. 막걸리는 한식과 잘 어울리니까 건배주로 괜찮을 것 같다”고 흔쾌히 답했다.

지난해까지 ‘한류’ 등에 힘입어 급성장했던 전통술 산업은 최근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막걸리 출하량은 지난 3월 전년 동월 대비 14.9%가 줄어드는 등 12개월째 감소세를 기록했다. 약주·복분자주의 올 3월 출하량도 각각 28.0%, 12.8% 감소했다.

전통술 산업이 휘청거리자 농식품부는 이를 살리기 위해 안간힘을 써왔다. 식품의약품안전처·국세청 등에 규제완화·세금감면 등을 요청하기도 했다. 그러나 받아들여지지는 않았다. 이번 박 대통령의 막걸리 만찬주 채택이 농식품부에 힘을 실어줄지 주목된다.

한편 이번에 청와대의 선택을 받은 복순도가 손막걸리는 울산 지역의 가양주(집에서 빚은 술)다. 지난해 3월 핵안보정상회의 때도 건배주로 채택됐다. 전통방식으로 제조돼 하루 100병 정도만 생산된다.

세종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2013-05-24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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