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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X팬오션 후폭풍…그룹 구조조정 난기류

STX팬오션 후폭풍…그룹 구조조정 난기류

입력 2013-06-07 00:00
업데이트 2013-06-07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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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X팬오션이 7일 법정관리를 신청함에 따라 STX그룹 구조조정이 또 난기류를 맞게 됐다.

STX는 주력 계열사인 팬오션 매각 대금을 조선업을 중심으로 그룹을 재편하는 정상화 작업에 투입할 요량이었지만 이런 계획이 물거품으로 돌아갔기 때문이다.

공개 매각에 실패한 이후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이 인수하거나 산은을 중심으로 구성한 사모펀드(PEF)가 인수해 줄 것을 기대했지만, 부실이 워낙 심각해 산은으로부터도 외면당했다.

법정관리로 대출금, 선박금융, 회사채 등 팬오션에 물린 4조5천억원의 채권 행사는 정지된다. 이들 채권자는 법원이 만드는 회생 방안에 따라 상당 부분 손실을 감수해야 한다.

채권단은 다만 이번 법정관리가 STX 그룹의 구조조정에 직접적으로 미치는 영향은 적을 것으로 보고 있다.

류희경 산은 기업금융 담당 부행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팬오션이 법정관리에 들어갔다고 해서 다른 계열사의 구조조정에 차질이 생긴다고 얘기할 수 없다”며 “계열사 간 지급보증도 별로 없다”고 설명했다.

팬오션의 법정관리로 영향을 받는 곳은 1천억원 어치의 유류수입 대금(상사 채권)을 받지 못하는 지주회사 ㈜STX, 팬오션으로부터 25척의 선박 제작을 수주한 STX조선해양 정도다.

채권단 관계자는 “팬오션이 다른 계열사와 채권·채무 관계로 얽혀 있지만 규모가 크지 않고 상계 처리하면 된다”며 “법정관리에 들어가도 그룹 전체 재무구조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다”고 말했다.

다만, 극적 회생을 바라고 채권단 자율협약 절차를 밟는 포스텍·㈜STX 등 지주사와 조선해양·중공업·엔진 등 다른 계열사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소지는 다분하다.

가장 위태로운 회사는 ㈜STX다.

일단 지난달 채권단이 회사채 만기도래액과 긴급 운영자금으로 3천억원을 지원하는 데 극적 타결해 고비는 넘겼지만, 여전히 채권단 사이에서는 “강 회장의 지배력을 유지할 뿐인 지주회사를 왜 지원해야 하느냐”는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강덕수 회장 측이 담보로 맡긴 ㈜STX의 지분을 우리은행과 한국증권금융이 처분했거나 처분할 계획이어서 그룹 전체의 지배구조와 구조조정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강 회장의 개인 회사로 볼 수 있는 포스텍 역시 ㈜STX와 비슷한 처지다. STX그룹의 지배구조 최상단에 있는 포스텍은 아직 자율협약 동의서조차 받지 못한 상태다.

포스텍의 주채권은행인 우리은행은 포스텍에 대한 300억원의 긴급 자금 지원 등을 채권단에 요청했지만 아직 답을 얻지 못했다.

STX중공업과 STX엔진은 조선해양과 더불어 STX의 주력 사업으로 묶였다. 그러나 조선해양의 생사가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다.

일단 산은이 채권단을 대신해 먼저 3천억원을 긴급 지원하고 나머지 채권은행들이 사후 정산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지만, 채권단 내에서는 여전히 부정적인 기류가 팽배하다.

한 채권은행 관계자는 “6천억원의 거액이 지원된 지 불과 한 달이 지났다”며 “실사 결과가 나오지도 않은 상황에서 또 거액을 달라는 것을 수긍할 수 없다”고 반발했다.

산은은 조만간 조선해양의 실사 결과가 나오는 대로 정상화 방안을 이달 중 마련, 채권단과 협의해 추가 자금 지원 여부를 정할 방침이다. ㈜STX와 중공업·엔진에 대한 정상화 방안은 다음 달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류 부행장은 조선해양에 대한 채권단의 3천억원의 지원 방안과 관련해 “현재 추진 중이며, 채권단 모두 동의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기대했다.

금융권에서는 그러나 조선해양을 비롯한 이들 4개 회사도 실사 결과에 따라 최악의 경우 팬오션과 마찬가지로 자율협약을 깨고 법정관리를 선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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