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적 영향, 선진국도 예외 아냐…G20 협업 절실”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6일 미국의 양적완화 출구전략과 이에 따른 글로벌 영향을 ‘역(逆)파급효과의 경제학’과 ‘결자해지(結者解之)론’으로 설명했다.

미국이 초완화적 통화정책을 지속할 수 없으며 언젠간 정상으로 되돌려야 하겠지만, 그 과정에서 세계경제의 발목을 잡는 상황을 만들어선 안 된다는 게 요지다.

오는 19∼20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리는 ‘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회의’ 참석을 앞두고 출구전략의 후폭풍과 G20 국가의 역할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선명하게 밝힌 것이다.

그는 “미국의 성급한 출구전략은 다른 나라의 급격한 자본유출과 금리 급등 등 의도치 않은 부정적 파급효과(negative spillover)를 유발하게 되는데, 일부 선진국은 이를 신흥국에만 국한된 문제로 이해하나 선진국도 예외가 될 수 없다”고 말했다.

성급한 출구전략은 미국 등 선진국에게도 ‘역 파급효과(reverse spillover)’를 불러와 세계 경제가 다같이 휘청일 수 있다는 점을 경고한 것이다.

현 부총리는 출구전략으로 신흥국이 겪게 될 경제 불안이 금융·무역 채널을 통해 미국 등 선진국에 옮아붙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신흥국이 부족한 달러자금 보전을 위해 자산을 매각하면 미국은 금리가 급등해 지속적인 경기 회복세를 유지하기가 어려울 것이고, 신흥국의 실물 경제 부진도 미국의 수출 감소와 무역수지 적자 확대로 이어질 것이라는 예측이다.

그는 이런 상황을 막으려면 미국 출구전략에 대한 국가 간 역할 분담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미국은 자국 상황뿐 아니라 글로벌 파급효과를 고려해 출구전략의 시기와 속도, 방법을 신중히 결정해 정책 방향을 명확히 소통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일본과 유럽은 강도 높은 구조 개혁으로 확장적 거시경제 정책을 지속 가능한 성장으로 연결시키고, 신흥국은 거시건전성 조치 등을 통해 외부 충격에 대한 완충 장치를 강화해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그는 “1994년 미국의 갑작스러운 통화 긴축에 따른 급격한 자본유출 등으로 멕시코 등 주변국에서 외환위기가 촉발됐다”며 “이 때의 아픈 경험이 변형, 증폭돼 나타나지 않도록 G20 국가 간 협업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