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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기관 정상화 ‘산 넘어 산’

공공기관 정상화 ‘산 넘어 산’

입력 2014-02-27 00:00
업데이트 2014-02-27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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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반발 변수…단기 자산매각 따른 헐값 시비 일 듯

정부가 부채와 방만경영으로 물의를 빚은 38개 공공기관에 대한 정상화 대책 이행 계획을 확정했지만 실천까지는 한마디로 산 넘어 산이다.

공공기관들이 손쉽게 부채를 줄일 수 있는 요금 인상 방안을 사실상 막아 놓은 데다 노동조합이라는 강력한 저항 세력이 있다.

자산 매각 과정에서는 헐값 매각 및 대기업 특혜 시비도 끊이지 것으로 보여 사회적 합의 도출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 3조8천억원 상당 요금 인상 계획 ‘퇴짜’

공공기관운영위원회는 38개 부채·방만경영 공공기관이 제출한 정상화 대책 이행계획을 27일 승인하면서 각 기관이 제시한 요금 인상에 따른 3조8천억원 상당의 부채 감축 계획을 인정하지 않았다.

이들 공공기관은 전기요금 인상으로 2017년까지 2조원, 수도요금으로 3천억원, 철도요금으로 7천억원, 도로 요금으로 8천억원의 부채 감축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보고했다.

이들 공공기관은 별도의 공공요금 인상이 아닌 물가인상률을 반영한 공공요금 가격 상승분을 반영한 것이지만 정부는 이마저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지난 정부가 이들 공공요금 인상을 억제해 서민생활물가를 통제한 결과 주요 공공기관의 부채가 누적된 상황이라 일부 요금 인상은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공공기관 정상화대책 이행계획을 발표하면서 “이번 계획은 자구 노력에 초점을 맞췄으며 공공요금 인상은 전제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기재부 최광해 공공정책국장은 앞서 브리핑에서 “공공요금 인상이 해당 기관의 재무관리에서 중대 변수가 되는 가운데 원가검증 과정을 통과하고 서민에 대한 부담 경감 대책이 마련된다면 공공요금 인상을 용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런 3가지 요건이 모두 충족할 가능성이 매우 작음을 감안하면 사실상 공공요금 인상은 어렵다고 선을 그은 셈이다.

결국 공공기관들은 가장 손쉬운 부채감축 방안을 사용할 수 없는 가운데 해결 방안을 내야하는 형국이 됐다.

◇ 노조와 충돌 불가피

노조의 저항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가 코레일 경영을 효율화하겠다며 추진한 수서발 KTX 자회사 설립이 철도노조의 최장기 파업을 부른 것처럼 공공기관 개혁이 공공노조와 극한 대립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상당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양대 노총 공공부문 노동조합 공동대책위원회는 이날 서울 여의도 노총회관에서 ‘304개 공공기관 노조 대표자 대회’를 열고 공공기관 정상화 대책에 맞서 공공부문 노동조합들이 관련 협의체에 불참하고 개별 노사교섭을 거부하기로 했다.

이들은 정부의 공공기관 경영평가를 거부하고, 교섭이 결렬되면 총파업 투쟁도 불사하기로 했다.

정부는 노조 간 연대나 경영성과 평가 거부 등을 용인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공공기관 정상화는 노사간에 해결할 문제이므로 노정 대화에도 나서지 않겠다고 해 노사간은 물론이고 노정간 충돌도 불가피한 상황이다.

정부는 방만 경영 정상화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쟁의 등 문제에 대해서는 기관장을 면책하기로 한 바 있다. 이 경우 최소한의 노력을 기울인 것이므로 기관장은 해임 권고 대상에서 빠지게 된다.

◇ 알짜자산 헐값 매각 가능성도

부채 감축과정에서 수익성이 있는 ‘알짜 자산’을 헐값으로 매각하거나 관련된 공공서비스 기능이 약화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서울 강남에 있는 한전 사옥처럼 매각 가격이 큰 경우 대기업이나 외국계 자본에 대한 특혜로 연결될 수 있다는 점도 문제다.

정부는 공공기관 정상화협의회를 열어 기관별 이행상황을 점검하고 부동산경기 등이 예상에 미치지 못하면 이에 따른 적절한 대책을 강구할 예정이다.

매각 가능성을 높이고 헐값 매각 가능성을 줄이고자 자산을 묶어 매각하는 방안과 매각 시기를 조정하는 등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인수·합병(M&A) 시장을 활성화하고 계획 이행이 어려운 상황이 발생하면 기존 계획을 신축성 있게 변경하는 방안도 모색 중이다.

정부는 공공기관의 알짜자산이라도 비핵심 영역이라면 매각 대상이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사업 및 기능 구조조정 과정에서 인력 감축 가능성도 예민한 관심사가 되고 있다.

정부는 올해 1만7천명에 달하는 공공기관 신규채용 규모를 조정하는 방안 역시 함께 검토 대상에 올려놓고 있다.

기관장이나 감사 낙하산을 강화하기 위해 자격요건을 강화하는 부분 역시 추후 검토 대상이다.

경제혁신 3개년 계획 초안에 등장한 그랜드코리아레저(카지노업)와 건설관리공사(감리업) 매각안은 시장에 미치는 파급 효과 등을 감안해 앞으로 진행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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