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 구조조정 지연…계열사 주가·한계기업에 타격

동부 구조조정 지연…계열사 주가·한계기업에 타격

입력 2014-06-25 00:00
업데이트 2014-06-25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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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에 선반영, 주식·회사채 시장 미칠 영향 제한적

동부그룹 핵심 계열사인 동부제철의 채권단 공동관리(자율협약) 가능성이 커짐에 따라 ‘동부발(發) 악재’가 주식과 회사채 시장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25일 동부그룹의 구조조정 문제가 이미 증시에 반영돼 있어 주식시장 전체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이지만 계열사 주가에는 타격을 줄 것으로 전망했다.

회사채 시장도 양극화 현상을 오래 겪은데다 동부제철 회사채의 투자자가 대부분 개인이라 자율협약이 기관투자자 중심의 시장 자체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다만 한계기업에 대한 부정적인 심리 확산으로 이들 기업 회사채에 대한 보수적인 시각은 더욱 강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또 자율협약과 관련한 불확실성은 여전히 남아 있어 상황에 따라 개인투자자 1만여명이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 증시 영향 미미, 계열사 주가엔 타격

전날 포스코는 동부 패키지(동부제철 인천공장과 동부당진발전 인수)의 인수 검토 작업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포스코의 인수 포기로 동부그룹과 채권단은 자율협약에 따른 정상화 절차를 논의키로 했다.

동부그룹 구조조정이 일정상 차질을 빚게 됐지만 증시를 뒤흔들 충격적인 사안은 아니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주요 자산 매각 등을 통해 구조조정에 속도를 내는 현대그룹이나 한진그룹과는 달리 동부그룹의 구조조정은 지지부진하다는 평이 많았다.

자율협약에 따라 일정상 지연은 예상되지만 동부그룹 구조조정 문제는 이미 증시에서 해묵은 재료로 통한다.

임노중 아이엠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동부그룹 문제는 증시에 이미 상당 부분 반영됐다”며 “채무불이행(디폴트)으로 갔다면 충격이 좀 있었겠지만 자율협약 정도니까 동부그룹의 문제가 다른 곳으로 퍼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조조정 지연에 따라 그룹 계열사들의 주가는 타격을 받았다.

자율협약 소식이 알려진 전날 동부CNI, 동부제철, 동부건설, 동부하이텍 등은 하한가로 장을 마쳤고 동부증권, 동부화재도 4% 넘게 떨어졌다.

동부그룹주의 약세는 이날도 이어지고 있다.

오승훈 대신증권 시장전략팀장은 “자금 조달을 계획한 대로 하지 못한다는 면에서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동부그룹이 다른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점도 부정적”이라고 말했다.

◇ 회사채 시장 영향도 미미…한계기업 보수적 시각 강화

회사채 전문가들은 동부제철의 자율협약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제한적으로 봤다.

동부제철 회사채의 투자자가 거의 개인투자자로 이뤄진 만큼 기관투자자 중심의 회사채 시장에 큰 파장은 없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이동수 대신증권 연구원은 “동부제철 회사채에 투자한 개인투자자는 1만1천408명(2천775억원)으로 97.3%를 차지한다”며 “동부제철 회사채는 기관투자자가 선호하는 A급 이상도 아닌데다 개인이 대부분 투자해 시장에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갑작스럽게 터진 웅진 사태와는 달리 동부그룹 구조조정은 꾸준히 나왔던 것이라 예방주사를 맞은 시장이 크게 동요할 만한 문제가 아니다.

다만 웅진·STX·동양 사태를 겪으면서 양극화가 심해진 회사채시장에서 한계기업을 보는 시각은 더욱 나빠질 것이라는 분석이 있다.

최근 금융당국의 제재를 앞둔 신용평가 회사들이 등급을 보수적으로 주는 분위기도 있어 한계기업은 더욱 설 자리를 잃을 것으로 보인다.

이 연구원은 “동부제철 자율협약 관련 문제는 금융당국이 한계기업을 강하게 관리한다는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며 “회사채시장에서 한계기업에 대한 보수적인 시각이 더 심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익명을 요구한 증권사의 한 연구원도 “자구계획을 발표한 기업들의 불안감이 재차 불거질 수 있다”며 “심리적인 면에서 한계기업에 대한 우려도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기관투자자 중심의 회사채시장은 영향을 덜 받더라도 동부제철의 회사채에 투자한 개인의 피해 가능성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일단 금융당국은 동부제철의 채권단 공동관리가 예정돼 개인투자자의 피해는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자율협약의 성공 여부가 아직 미지수인 상태고 채권단 위주로 이뤄지는 자율협약에서 개인투자자들의 이익보다 채권단의 이해관계가 우선 반영된다는 점에서 개인투자자들의 불안이 커질 수 있다.

전날 동부제철의 자율협약 소식에 동부제철의 회사채 값이 급락(채권금리 급등)한 점은 개인투자자들의 불안한 심리를 잘 반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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