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실적 성장 급제동…모바일 부진

삼성전자, 실적 성장 급제동…모바일 부진

입력 2014-07-08 00:00
업데이트 2014-07-08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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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이익 예상치 10% 이상 밑돌아… ’어닝쇼크’

세계 경기불황 속에서도 홀로 견조한 실적 흐름을 이어온 삼성전자가 2분기에는 암초에 부딪혔다.

한때 9조원을 넘길 것으로 예상됐던 분기 영업이익이 7조원대 초반에 머물러 금융시장과 관련 업계에 상당한 충격을 주고 있다.

스마트폰 시장이 성숙기로 접어든 가운데 경쟁이 격화되면서 주력 제품인 스마트폰 판매가 감소한 것이 주된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메모리 반도체와 가전 부문은 비교적 선전한 반면 비메모리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부문은 여전히 성적이 부진한 것으로 예상된다

2분기 중 지속된 원화 강세도 실적 악화에 영향을 미쳤다고 삼성전자는 밝혔다.

갤럭시노트4가 출시되고 중저가폰 전열이 재정비되는 하반기는 스마트폰 판매가 살아날 것이란 기대가 있지만, 갈수록 경쟁이 격화되고 있어 과거 수준의 성장 동력을 회복하기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있다.

◇ 2분기 실적 예상치 크게 밑돌아

8일 삼성전자가 공시한 2분기 잠정 실적 자료에 따르면 영업이익은 7조2천억원으로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의 예상치에 크게 못 미쳤다.

금융정보 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국내 26개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의 평균 예상치는 8조714억원이었는데, 이보다 10.8% 낮았다.

예상 범위는 7조5천610억원∼8조9천260억원이었는데 하한선마저 크게 이탈했다.

증권가의 영업이익 평균 예상치는 3개월 전 9조2천억원에서 1개월 전 9조원대로 수정됐다가 최근 8조원대로 낮아진 상태였다.

2분기 매출액은 52조원으로 애널리스트들의 평균 예상치인 53조원를 1.9% 밑돌았다.

영업이익은 전분기보다 15.2%, 지난해 2분기에 비해서는 24.5% 감소했다.

매출액은 전분기 대비 3.1%, 작년 동기와 비교하면 9.5% 줄었다.

계절적 영향으로 분기 매출액이 전분기보다 감소한 경우는 종종 있지만 1년 전보다 후퇴한 것은 2005년 2분기 이후 9년 만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3분기 영업이익이 사상 처음 10조원을 넘어서는 등 실적 고공행진을 지속하다 4분기 8조3천100억원으로 18% 이상 급감하면서 성장에 제동이 걸렸다.

올 1분기 영업이익이 8조4천900억원으로 다시 회복되면서 실적 하강에 대한 우려를 덜어내는 듯했으나, 2분기 실적이 다시 예상 밖으로 추락하면서 실적 성장세가 꺾인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 스마트폰 판매감소 직격탄…반도체·가전은 선방

이 같은 실적 부진은 휴대전화 사업을 담당하는 무선사업부가 속한 IT·모바일(IM)의 실적 후퇴와 맞물린 것으로 풀이된다.

2분기 IM부문 영업이익은 앞서 어닝쇼크를 불러왔던 지난해 4분기 수준(5조4천700억원)을 크게 밑돈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1분기 IM부문 영업이익은 6조4천300억원으로 전체 영업이익의 76%를 차지했다.

이처럼 실적 의존도가 높았던 IM부문의 실적이 급감하자 전체 실적 저하로 직결됐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판매량은 2분기 8천만대를 밑돈 것으로 추정된다. 1분기는 8천900만대를 기록했다.

스마트폰 시장이 성숙기로 접어들면서 중저가폰 비중이 커진 가운데 후발주자인 화웨이나 레노보 등 중국 업체들이 세계 최대 모바일 시장으로 부상한 중국은 물론 북미, 유럽에서도 시장을 잠식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매출 가운데 중저가폰 비중이 70%에 달한다.

이런 가운데 2분기 중국 이동통신업체들의 스마트폰 재고 조정과 중저가폰 재고 소진을 위한 마케팅 비용 증가도 부담이 됐다는 게 삼성전자의 설명이다.

지난 4월 출시한 갤럭시S5를 비롯한 프리미엄 제품 판매도 전작의 흥행몰이에는 못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태블릿PC 판매는 시장 수요가 줄면서 감소폭이 예상보다 컸다고 삼성전자는 밝혔다.

반도체 부문은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제품의 견조한 가격 흐름이 이어지면서 2조원대의 영업이익을 달성한 것으로 보인다.

TV 등 가전 부문도 비수기를 벗어난 데다 브라질 월드컵 등에 힘입어 비교적 선전한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시스템LSI 등 비메모리 반도체와 디스플레이는 모바일 사업의 부진 영향으로 외형 축소와 함께 수익성 약화가 지속된 것으로 파악됐다.

◇ 환율도 부정적 영향…하반기 회복 기대

2분기 실적 악화에는 환율 영향도 한 몫한 것으로 분석된다.

달러와 유로화뿐 아니라 대부분의 신흥국 통화에 대해 원화 강세가 지속되면서 실적 전반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게 삼성전자의 설명이다.

하지만 하반기부터 원화 가치의 추가적인 상승이 제한되면서 유리한 환경을 조성할 것으로 삼성전자는 예상했다.

아울러 갤럭시노트4 등 신제품이 출시되고 중저가폰 라인업 교체가 완료되면서 스마트폰 판매도 회복세로 돌아설 것이란 전망이다.

이와 함께 2분기 발생했던 스마트폰 재고 감축에 따른 마케팅 비용 부담도 줄면서 수익성이 강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도 실적이 상반기보다 하반기에 좋아지는 ‘상저하고(上低下高)’의 흐름을 나타낼 것으로 삼성전자는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애플이 화면 크기를 4.7인치와 5.5인치로 키운 아이폰6을 하반기 출시할 예정인 데다, LG전자와 중국 업체의 약진으로 스마트폰 시장 경쟁은 갈수록 격화될 전망이어서 실적 개선을 낙관하기 어렵다는 관측도 적지 않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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