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어닝쇼크’…증권가 “저성장 진입 우려”

삼성전자 ‘어닝쇼크’…증권가 “저성장 진입 우려”

입력 2014-07-08 00:00
업데이트 2014-07-08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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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의 2분기 실적이 당초 예상보다 크게 부진해 ‘어닝 쇼크’를 일으켰다.

이에 대해 증권가는 삼성전자가 저성장 기조에 돌입했을 우려가 있는 만큼 2분기 이후의 실적이 더 중요하다고 평가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8일 삼성전자의 2분기 실적 충격은 스마트폰 시장의 중심이 고가의 고기능 제품에서 저가의 간편한 제품으로 옮겨 가고 있는 시장 환경에 삼성전자가 적절히 대응하지 못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업체가 치고 올라온 상황에서 하이엔드(최고급) 제품의 스펙을 낮추는 정도로 대응한 전략이 적절하지 못했다”며 “출하량이 줄었고 재고 정리 비용은 늘면서 영업이익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증권가에서는 2분기 실적 악화가 구조적인 요인을 반영하고 있는 만큼 단기간 악재에 그치지 않고 예전과 같은 ‘성장 신화’가 더는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시장 환경이 변했으므로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의 급속한 확대에 힘입은 삼성전자의 급성장 추세가 꺾였을 수도 있다는 뜻이다.

이종우 아이엠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삼성전자가 이익을 늘릴 수 있는 새로운 동력을 찾기가 쉽지 않은 만큼 지금의 상황이 이어질 수밖에 없고 한 단계 이익이 다운그레이드되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준재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도 “삼성전자의 성장 추세는 이미 꺾였다고 볼 수 있다”며 “다만 다각적 사업을 영위하는 만큼 이익 안정세는 되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민희 아이엠투자증권 연구원은 경기 방향과 달리 삼성전자의 자체 이익 주기는 하강 국면에 진입했다면서 “과거 2006∼2008년 환율이 급락하고 휴대전화 사업 성장이 꺾이며 실적이 정체되던 시기를 상기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가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 어떻게 대응하는지에 따라 2분기 실적 충격을 딛고 중장기적 성장성을 유지할지가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송명섭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3분기부터는 하이엔드 제품부터 중저가 전략폰까지 전 스펙트럼에서 신제품을 내놓을 것”이라고 예상하면서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다른 부문은 개선될 것이므로 본격적인 중저가폰이 시장에서 먹히느냐에 삼성전자 향후 실적이 달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스마트폰 시장의 변화에 발빠르게 대응해 성공을 거둔다면 성장성을 유지할 수 있지만, 시장 경쟁이 치열해 쉽지 않은 환경이다.

특히 중화권 업체 같은 가격 경쟁력, 애플과 같은 고객 충성도 등 다른 브랜드와의 차별성이 삼성전자에는 부족하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이민희 연구원은 “갤럭시S5 단명에서 보듯이 ‘삼성폰’에 대한 고객의 충성도가 하락하고 있다”며 “스마트폰 시장 성장이 둔화하는 가운데 중저가 제품으로 성장축이 옮겨 가고 있으나 중화권 업체들의 경쟁력이 빠르게 올라오고 있는 반면 삼성전자의 차별화 요소는 적다”고 꼬집었다.

변한준 KB투자증권 연구원은 “3분기에는 2분기보다 시장 환경 자체가 녹록지 않은 방향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며 “향후 삼성전자 실적이 3분기에도 눈에 띄게 개선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삼성전자의 성장세가 둔화하더라도 글로벌 강자로서 입지가 쉽게 무너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여전하다.

남대종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스마트폰 부문에서 2분기 이후 큰 폭의 실적 개선을 장담할 수는 없다”면서도 “그러나 삼성전자는 이미 경쟁이 심한 가운데 세계 1위 업체가 됐으며 앞으로 시장 환경에 얼마나 영향을 받을지 예상할 때도 그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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