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노벨경제학상 佛 장 티롤… 소수 대기업의 독과점 어떻게 규제할지 연구

올 노벨경제학상 佛 장 티롤… 소수 대기업의 독과점 어떻게 규제할지 연구

입력 2014-10-14 00:00
업데이트 2017-08-09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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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노벨경제학상 수상자로 프랑스의 미시경제학자 장 티롤(61) 툴루즈1대학 교수가 선정됐다.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는 13일 티롤 교수가 소수 대기업의 독과점으로 인한 시장의 실패를 어떻게 이해하고 규제해야 할 것인지를 연구한 공로로 올해 노벨경제학상 수상자로 선정됐다고 발표했다. 위원회는 “티롤 교수는 독과점 규제 정책이 특정 상황에서는 잘 작동하지만 다른 상황에서는 단점이 더 많다는 것을 보여주고, 통신업과 은행업에 이르기까지 많은 산업에서 이를 증명했다”고 밝혔다.

티롤 교수는 이날 노벨위원회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공공영역의 민영화가 논란이 되지만 이를 통해) 사회기반시설이 만들어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라면서 “(공공영역에서) 경쟁이 필요하지만 (옳고 그름을) 정의하기가 어려우므로 이를 분석할 수 있는 학술적인 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2012년 프랑스 경제지와의 인터뷰에서는 “시장의 효율성에 대한 무한한 신뢰를 바탕으로 한 비전은 30년 뒤떨어진 것”이라면서 2008년 금융위기가 규제 실패에서 비롯된 것임을 지적했다.

프랑스 학자가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것은 두 번째로 1988년 모리스 알레 이후 26년 만이다.

프랑스 툴루즈에서 태어난 티롤 교수는 1978년 파리-도피네대에서 수학 박사학위, 1981년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은 뒤 1984년부터 1991년까지 MIT에서 교편을 잡았다. 현재 툴루즈1대학 산업경제연구소 과학소장을 맡고 있다. 그는 40세 미만의 가장 뛰어난 경제학자에게 주어지는 ‘존 베이츠 클라크메달’을 받기도 했다.

정형권 한국은행 미시제도연구실장은 “티롤 교수는 다수 기업이 경쟁하는 구도가 소수 기업이 군림하는 구도보다 효율적이라는 점을 밝혀낸 학자”라고 설명했다.

그는 학문연구 저술과 후진 양성, 조국인 프랑스로 돌아와 연구에 매진하는 등 자질과 인품 면에서 ‘삼박자’를 갖춘 인물로도 평가받는다. MIT에서 그에게 수업을 들었던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부 교수는 “게임이론과 정부 조달 시장에 대한 연구 등에서 큰 업적을 남겼다”면서 “불과 한 시간의 강의를 통해 게임이론 전체를 망라했던 게 아직도 인상 깊다”고 회고했다.

그와 함께 툴루즈1대학에서 연구 활동을 한 이인호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그는 잠자는 시간만 빼놓고는 연구 활동에 몰입하는 ‘일벌레’ 스타일의 전형적인 천재”라고 떠올렸다. 김영세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도 “티롤 교수는 순수 게임이론을 기업의 담합이나 최고경영자(CEO)의 보수 설계 등에 적용해 성과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등을 연구했다”고 덧붙였다.

티롤 교수는 상금으로 800만 스웨덴크로네(약 11억 8700만원)를 받는다.

세종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2014-10-14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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