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뉴엘·잘만테크 ‘분식회계 혐의’ 일파만파

모뉴엘·잘만테크 ‘분식회계 혐의’ 일파만파

입력 2014-10-23 00:00
업데이트 2014-10-23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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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공 매출로 매출 부풀리기 혐의 포착… 잘만테크 이틀째 하한가

탄탄한 업체로 알려진 비상장사 모뉴엘이 돌연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하면서 이 회사와 자회사인 상장사 잘만테크에 대한 분식회계 의혹이 일파만파로 확산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선 잘만테크 주가 급락 등으로 두 회사 대주주에 대한 도덕적 해이(모럴 해저드) 논란도 제기되고 있다.

23일 검찰과 금융감독 당국, 관세청 등에 따르면 모뉴엘과 잘만테크는 각각 가공 매출을 계상해 매출액을 부풀리는 수법으로 재무제표를 양호하게 포장해온 정황이 포착되고 있다.

잘만테크는 1999년 설립된 컴퓨터 냉각장치 전문업체로 지난 2007년 5월 코스닥에 상장했다. 모뉴엘이 2011년 잘만테크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경영권을 인수해 자회사로 편입됐다.

잘만테크의 지분은 지난 6월 말 기준 모뉴엘과 박홍석 모뉴엘 대표가 각각 60.28%, 0.13%를 보유하고 있다.

잘만테크는 2013회계연도 사업보고서상 가공 매출을 계상해 매출액을 수십억원 부풀린 혐의를 받고 있다. 다만, 이 회사와 모회사인 모뉴엘과의 거래가 약 1억원에 그쳐 의미 있는 수준은 아닌 것으로 금감원은 현재까지 파악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측은 회사 내부자가 이런 내용의 증거를 동반해 제보해 감리에 나선 만큼 사실 관계가 확인되는 대로 검찰 고발 등에 나설 방침이다. 이런 혐의가 사실로 확인되면 잘만테크를 감사한 회계법인도 제재를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모회사인 모뉴엘도 분식회계 수법으로 재무제표를 허위로 작성한 혐의를 받고 있다.

모뉴엘은 수출액을 부풀려 재무제표를 좋게 포장해 은행들로부터 돈을 융통해온 혐의다.

실제 관세청은 모뉴엘이 관련 서류를 조작해 금융회사들에 수수료를 주고 허위 수출채권을 할인 판매해 현금을 조달하는 수법을 써온 사실을 확인했다.

이처럼 주로 현금이 아닌 매출채권으로 결제하는 ‘팩토링’ 방식을 써오다 보니 재무위험에 노출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관세청의 한 관계자는 “모뉴엘이 일종의 카드 돌려막기 수법을 활용했다”며 “채권할인 판매 금액이 1조원을 웃도는 만큼 관세법 위반 등의 혐의로 모뉴엘 대표를 검찰에 고발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검찰은 허위 재무제표로 수천억원의 불법 대출을 받은 혐의 등으로 비상장사인 모뉴엘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한편 모뉴엘은 지난해 ‘매출 1조원 클럽’에 들어갈 정도로 창업 7년 만에 50배 넘는 외형성장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1천50억원, 599억원으로 전년보다 각각 22%, 67% 증가했다.

해외 매출 비중이 80% 수준인 수출기업으로 7년 만에 매출이 50배 이상 급성장했다는 호평을 받아왔다.

모뉴엘은 지난 4월 주채권은행인 외환은행이 실시한 기업 신용위험평가에서도 장부상 3년 연속 흑자와 이자보상배율 1 이상 등의 양호한 영업현금 흐름 덕분에 세부평가 대상에서 제외돼 감시망을 피했다.

또한 업계 안팎에선 모뉴엘과 잘만테크의 대주주에 대한 비난도 일고 있다.

잘만테크는 현 대표가 박홍석 모뉴엘 대표의 친동생인 박민석씨여서 사실상 가족회사다.

박홍석 대표는 또한 모뉴엘 소유의 서울 강남 소재 40억원대의 고가 아파트에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져 도덕적 해이가 아니냐는 비난도 받고 있다.

더구나 상장사인 잘만테크의 개인투자자들의 피해가 불가피하다는 점에서 이들에 대한 비난은 더 커지고 있다.

모뉴엘의 법정관리 신청 전부터 잘만테크 거래가 급증했고 주가는 5일 연속 약세를 이어갔다. 주가는 전날과 이날엔 가격제한폭까지 급락해 개인투자자들의 피해가 불가피해졌다.

시장 일각에선 사전에 법정관리 신청이라는 미공개 정보를 파악한 세력이 손실을 피하려고 거래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나온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비상장사인 모회사에 문제가 생긴 만큼 상장사인 잘만테크의 주가와 거래 동향 등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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