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中企대출 작년 35조 늘었다…금융위기後 최고 증가율

은행권 中企대출 작년 35조 늘었다…금융위기後 최고 증가율

입력 2015-02-23 07:09
업데이트 2015-02-23 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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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은 겨우 4.5조원 증가…한은 “기업대출은 중소기업 위주”

지난해 중소기업에 대한 은행권의 대출 증가율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2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작년 말 현재 국내 은행들의 중소기업 대출 잔액은 521조2천841억원(잔액 기준)으로 1년 전보다 7.3%(35조3천522억원) 늘었다.

이 증가율은 2008년의 13.9% 이후 6년 만에 가장 높다.

연간 10%대를 기록하던 은행권의 중소기업 대출 증가율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에 4.7%로 낮아졌다가 2010년에는 마이너스(-0.6%)로 돌아섰다. 2011년엔 3.1%로 회복세를 보였으나 2012년 1.3%, 2013년 6.0% 등 들쭉날쭉한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중소기업 대출이 큰 폭으로 증가한 데에는 정부의 기술금융 활성화 정책과 대기업에 대한 대출 둔화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금융당국은 기술은 우수하지만 담보와 재무 여력이 부족한 기업이 자금 융통에 어려움을 겪지 않아야 한다며 지난해 하반기부터 기술금융 확대를 독려했다.

기술에 기반한 신용대출을 잘 해주는 은행에 각종 정책금융상 인센티브를 주기로 하자 기술신용평가를 토대로 한 대출은 작년 말까지 8조9천억원 규모로 늘었다.

곳간에 현금을 쌓아놓은 대기업들은 은행 문을 두드리지 않은 것도 중소기업 대출을 늘린 요인이 됐다.

실제로 한은이 집계한 국내 은행들의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태도 지수는 지난해 1분기 6에서 2∼3분기 9, 4분기 13으로 점차 증가했다. 숫자가 클수록 은행들의 대출 대도가 완화적이라는 뜻이다.

반면 대기업에 대한 대출태도 지수는 지난해 1분기 -9, 2∼3분기 -3, 4분기 -9 등 계속 마이너스였다.

김인구 한은 시장총괄팀장은 “2013년 한 해 동안 5천억원 줄었던 은행권의 대기업 대출 잔액은 작년에도 4조5천억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며 “기업대출이 중소기업 위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팀장은 “작년에는 시중 금리가 낮아졌는데도 은행으로 시중자금이 들어왔다”면서 “은행 수신이 늘어난 결과 중소기업으로 대출이 많이 늘어난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저축은행·상호신용금고 등 비은행의 중소기업 대출금 잔액도 2013년 말 59조4천억원에서 작년 말 64조1천억원으로 7.9% 늘었다.

이처럼 통계상 대출은 늘었지만 중소기업들은 여전히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지난달 중소기업중앙회가 808개 중소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설 자금 수요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 업체의 27.4%가 금융기관을 통한 자금조달이 힘들다고 답했다.

중소기업들은 금융기관과 거래할 때 어려운 점(복수응답)으로 부동산 담보 요구(37.2%)와 재무제표 위주의 대출 관행(35.0%)을 주로 꼽았다. 높은 금리(23.5%), 신규대출 기피(21.7%) 등도 애로사항으로 들었다.

기술금융을 확대하라는 금융 당국의 압박에 당면한 은행들이 일반대출로 취급해도 될 기존 거래기업에 대한 대출을 기술신용대출로 돌리는 ‘갈아타기’ 등으로 실적을 부풀리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지난해 은행들이 달성한 기술금융 실적 가운데 신규 거래기업에 대한 대출은 35%에 불과했으며, 나머지 65%는 은행들이 기존에 거래하던 기업에 대한 대출이었다.

김천구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실물부문으로 자금이 더 원활히 공급될 수 있도록 금융기관들의 리스크 회피 현상을 줄이고 과도한 여신 규제를 완화할 필요가 있다”며 “중소기업 대출에 대한 신용보증 확대 등 민간 금융기관의 위험을 분담하는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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