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車업체 ‘시련의 계절’…상반기 판매 동반 감소

글로벌 車업체 ‘시련의 계절’…상반기 판매 동반 감소

입력 2015-08-03 07:09
업데이트 2015-08-03 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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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요타 세계 2위로 밀리고 폴크스바겐 선두로 나서

현대·기아차 395만대 팔아…미국 시장 판매 늘어

전 세계 경기 불황의 여파로 글로벌 완성차업체들이 올해 상반기에 모두 실적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과 유럽 완성차업체들은 엔화 및 유로화 약세로 한국 업체보다 유리한 여건이었음에도 상반기 실적이 줄어 눈길을 끌었다.

3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판매 1위였던 도요타는 올해 상반기 502만대를 판매해 전년보다 1.5% 감소하며 2위로 밀렸다.

폭스바겐은 도요타를 제치고 1위에 올랐지만 판매는 0.5% 줄어든 504만대를 기록했다. 3위인 GM도 1.2% 감소한 486만대, 르노닛산과 현대·기아차는 각각 0.7%와 2.4% 줄어든 424만대와 395만대를 팔았다.

글로벌 완성차업체들의 판매가 모두 감소한 것은 올해 상반기 전 세계 자동차시장 수요가 1%대 증가에 그쳤기 때문이다.

미국과 유럽을 제외한 주요 시장의 판매가 둔화하거나 감소세가 심화하면서 상반기 글로벌 자동차 수요는 전년보다 1.3% 증가한 4천278만대를 기록했다.

두자릿수로 증가하던 중국시장이 5.4%로 증가세가 크게 줄었고 브라질, 러시아, 일본, 아세안 시장은 모두 시장이 축소됐다. 여기에 중국 토종 메이커의 공세로 중국 시장에서 글로벌 업체들이 고전하는 상황이다.

올해 상반기 글로벌 완성차업체 판매 실적이 공개되면서 현대·기아차는 비교적 선방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엔화와 유로화 약세, 신흥시장 경기 침체, 미국의 픽업 위주 성장 등 일본과 유럽, 미국 업체에 비해 불리한 상황에서도 비등한 실적을 거뒀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에 경기 침체에 환율 요인까지 겹쳐 현대기아차 실적이 매우 좋지 않을 것으로 봤으나 나쁘지 않았다”면서 “일본과 유럽 업체들도 상반기에 고전한 걸 보면 글로벌 자동차 시장 여건이 힘들었던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시장을 분석해보면 미국에서 현대·기아차가 강점을 지닌 승용차 시장 수요가 줄고 라인업이 없는 픽업 시장 판매만 급증했다. 미국 내 픽업 시장은 GM 등 미국 업체들이 독식하고 있다.

두자릿수 이상의 환율 약세를 기반으로 일본과 유럽 업체들은 올해 상반기 전 세계에서 공격적인 판매를 이어갔다. 올해 상반기 원화 대비 엔화 평균 환율은 전년 동기 1천23.9원에서 914.1원으로 10.7% 하락했고 유로화 환율은 1천439.2원에서 1천226.2원으로 14.8% 감소했다.

특히 일본 업체들은 엔저를 등에 업고 미국시장 등에서 대당 인센티브를 크게 높이고 상품성을 강화한 제품들을 출시하며 판매를 확대했다.

현대·기아차가 이런 악조건에서 올해 상반기 미국 시장에 3.1% 증가한 68만대를 팔고 글로벌 판매도 선방한 것은 기본 역량이 뒷받침됐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전 세계에 걸친 글로벌 생산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각 시장 특성에 맞는 현지 전략 차종 출시, 품질 강화는 기본으로 딜러·서비스망 등 글로벌 네트워크의 경쟁력을 크게 높인 것이 위기 때 힘을 발휘한 것으로 보인다. 다양한 스포츠 마케팅, 지역별 밀착 마케팅을 통해 글로벌 브랜드 파워와 인지도를 높인 것도 주효했다.

현대·기아차를 포함한 올해 상반기 국내 자동차 수출은 6.2%, 자동차 부품 수출은 4.3% 줄었다.

정부가 분석한 원인은 원화 강세로 인한 가격경쟁력 약화와 신흥시장 경기 침체였다. 대표적 수출 산업인 자동차산업이 위축되면서 우리나라의 상반기 수출도 5.0% 하락했다.

올해 하반기 글로벌 자동차 시장은 더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는 올해 글로벌 자동차 시장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6%(8천630만대)에서 1.2%(8천550만대)로 하향 조정했다. 2009년 이후 가장 낮은 증가율이다. 올해 하반기는 상반기(1.3% 증가)보다 더 낮은 1.1% 성장에 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하락하며 기업들의 기대감을 높이고 있지만 환율 전망은 국내 자동차산업에 우호적이지 않다. 엔화 및 유로화가 상반기보다 더 약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가 경제에 영향력이 큰 자동차산업의 특성을 감안해 자동차 및 부품의 수출 증가를 통해 국가 경제가 활력을 찾을 수 있도록 정부가 적극적으로 하반기 산업정책을 고민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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