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령·배임·조세포탈 혐의로 기소된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15일 파기환송심에서 2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으면서, 당분간 경영 일선 복귀가 어려워졌다.
당장 이 회장은 그룹 지주회사 CJ㈜와 CJ제일제당의 등기 이사 자리까지 내놓고 사실상 상법상 그룹내 공식 직위를 모두 잃게 될 위기에 놓였다.
학계 등에서는 이재현 회장의 장기 재판과 건강상태 등으로 미뤄 향후 경영 복귀 가능성이 작다면, 이번 판결을 계기로 CJ가 ‘포스트(post) 이재현’ 시대를 위한 지배구조 개편까지 염두에 둬야한다는 조언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CJ그룹은 ‘재상고’ 방침을 밝히면서, 아직 이재현 회장의 집행유예 등 감형과 경영 복귀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다.
◇ 이재현, 등기이사직 모두 잃고 ‘회장’만 유지할 듯
이 회장은 2013년 7월 1천657억원에 이르는 횡령·배임·탈세 혐의로 구속 기소돼 1심 재판에서 징역 4년, 2심 재판에서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곧바로 이 회장과 CJ 변호인단은 신장이식 후 거부반응 및 감염 우려, CMT(샤르콧 마리 투스) 신경근육계 유전병 등에 따른 건강 악화를 이유로 구속집행정지를 요청했다.
이후 현재까지 이 회장은 2년 4개월 넘게 서울대병원에 입원한 채 재판을 받아왔다. 역대 ‘사상 최장기’ 구속집행정지 기록이다.
입원과 재판이 2년 넘게 이어진 탓에, 이 회장은 경영 일선에서도 사실상 물러난 상태이다.
예를 들어 이 회장의 CJ대한통운, CJ올리브네트웍스 사내 등기이사 임기가 작년말로 끝났지만 올해 3월 두 회사 주주총회에서 이 회장의 재선임 안건을 상정하지 않았다.
현재 이 회장은 CJ 계열사 가운데 지주회사 CJ㈜와 그룹의 모체와 같은 CJ제일제당 단 두 곳에서만 등기 이사를 맡고 있다.
하지만 이제 파기환송심에서까지 실형이 선고된만큼, 두 상장사의 등기 이사직에서도 물러날 가능성이 커졌다.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이 회장의 두 회사 등기 이사직 임기 만료일은 ‘2016년 3월 주총’ 시점까지다.
CJ 관계자도 “아직 재상고 절차가 남아있지만, 남은 두 회사에서 등기 이사 재선임은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이사직을 모두 상실하더라도 이재현씨는 비공식 직함인 그룹 ‘회장’직은 그대로 유지할 전망이다.
2013년 2월 횡령 혐의로 4년의 실형을 선고받은 최태원 SK 회장도 회장 직함을 그대로 사용했다.
◇ CJ “경영 공백 위기”, 학계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해야”
이 회장에게 실형이 선고되자 CJ는 당장 이 회장 공백에 따른 ‘경영위기론’을 다시 들고 나왔다.
CJ는 입장 자료를 통해 “그룹의 위기상황을 극복할 길을 잃은 기분”이라며 “이재현 회장이 부재한 지난 3년간 CJ그룹의 성장지표는 사실상 ‘올 스톱’ 됐다”고 강조했다.
평균 두 자릿수 성장을 이어오던 그룹 매출이 2013년 25조6천억원에서 지난해 26조8천억원으로 불과 4% 늘어나는데 그쳤고, 올해 전망 역시 밝지 않다는 게 CJ의 설명이다.
CJ는 “단기 적자를 감수해야 하는 해외 시장 개척이나 대규모 인수·합병(M&A) 등 투자 집행 부분에서는 회장 공백이 더욱 크다”며 “투자 집행 실적이 2013년 계획에 20% 미달했고, 작년 역시 목표보다 21% 적은 1조9천억만 투자했다”고 밝혔다.
동부산테마파크 등 수년 동안 추진한 대형 개발 프로젝트가 잇따라 중단되고, ALP로지스틱스 인수에 실패한 것도 이 회장의 공백에 따른 ‘여파’라는 주장이다.
하지만 이제 사실상 이재현 회장의 경영 복귀가 불가능해진만큼 더 이상 ‘총수 공백과 차질’ 주장만 할 것이 아니라, 한국 재계 상위 그룹답게 이재현 회장 이후의 차세대 지배구조 개편을 서둘러야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오정근 건국대 금융IT학과 특임교수는 “이 회장의 경영 일선 복귀는 물건너간 것으로 보인다”며 “예전 SK와 마찬가지로 CJ도 당분간 계열사 CEO 협의체 등을 두고 비상경영체제로 운영되겠지만, 2년 6개월이나 총수가 경영에 참여하지 못하면 자연스럽게 지배구조 개편 이야기가 나올수 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오 교수는 “시간을 두고 전문경영진 체제 등을 포함한 대안이 논의돼야하고, 논의 결과를 바탕으로 안정된 체제를 갖춰야 국내외 경제 불확실성에 빨리 대처할 수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는 “물리적으로 이 회장의 경영 복귀는 불가능해졌다”며 “자녀에게 승계하기에도 이른 시점이고, 결국 전문경영인을 세우고 당분간 위탁 경영을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는 “이 회장의 건강이 실제로 그렇게 심각하게 좋지 않고 실형까지 선고받았다면, 총수는 총수이고 회사는 회사인데 언제까지 회사가 아픈 회장 옥바라지만 할 수는 없는 일”이라며 “나중에 사면을 받더라도 건강 상태로 미뤄 복귀는 쉽지 않은만큼, 전문경영인 체제로 가야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의견에 대해 CJ그룹은 재상고 절차가 남아있기 때문에 지배구조 개편을 거론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입장이다.
CJ 관계자는 “재상고할 예정으로, 실형이 확정된 것이 아니다”라며 “우선 가장 중요한 것은 이 회장의 건강 회복이고, 이후에나 경영 일선 복귀 등을 논의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그룹 분위기를 전했다.
연합뉴스
당장 이 회장은 그룹 지주회사 CJ㈜와 CJ제일제당의 등기 이사 자리까지 내놓고 사실상 상법상 그룹내 공식 직위를 모두 잃게 될 위기에 놓였다.
학계 등에서는 이재현 회장의 장기 재판과 건강상태 등으로 미뤄 향후 경영 복귀 가능성이 작다면, 이번 판결을 계기로 CJ가 ‘포스트(post) 이재현’ 시대를 위한 지배구조 개편까지 염두에 둬야한다는 조언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CJ그룹은 ‘재상고’ 방침을 밝히면서, 아직 이재현 회장의 집행유예 등 감형과 경영 복귀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다.
◇ 이재현, 등기이사직 모두 잃고 ‘회장’만 유지할 듯
이 회장은 2013년 7월 1천657억원에 이르는 횡령·배임·탈세 혐의로 구속 기소돼 1심 재판에서 징역 4년, 2심 재판에서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곧바로 이 회장과 CJ 변호인단은 신장이식 후 거부반응 및 감염 우려, CMT(샤르콧 마리 투스) 신경근육계 유전병 등에 따른 건강 악화를 이유로 구속집행정지를 요청했다.
이후 현재까지 이 회장은 2년 4개월 넘게 서울대병원에 입원한 채 재판을 받아왔다. 역대 ‘사상 최장기’ 구속집행정지 기록이다.
입원과 재판이 2년 넘게 이어진 탓에, 이 회장은 경영 일선에서도 사실상 물러난 상태이다.
예를 들어 이 회장의 CJ대한통운, CJ올리브네트웍스 사내 등기이사 임기가 작년말로 끝났지만 올해 3월 두 회사 주주총회에서 이 회장의 재선임 안건을 상정하지 않았다.
현재 이 회장은 CJ 계열사 가운데 지주회사 CJ㈜와 그룹의 모체와 같은 CJ제일제당 단 두 곳에서만 등기 이사를 맡고 있다.
하지만 이제 파기환송심에서까지 실형이 선고된만큼, 두 상장사의 등기 이사직에서도 물러날 가능성이 커졌다.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이 회장의 두 회사 등기 이사직 임기 만료일은 ‘2016년 3월 주총’ 시점까지다.
CJ 관계자도 “아직 재상고 절차가 남아있지만, 남은 두 회사에서 등기 이사 재선임은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이사직을 모두 상실하더라도 이재현씨는 비공식 직함인 그룹 ‘회장’직은 그대로 유지할 전망이다.
2013년 2월 횡령 혐의로 4년의 실형을 선고받은 최태원 SK 회장도 회장 직함을 그대로 사용했다.
◇ CJ “경영 공백 위기”, 학계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해야”
이 회장에게 실형이 선고되자 CJ는 당장 이 회장 공백에 따른 ‘경영위기론’을 다시 들고 나왔다.
CJ는 입장 자료를 통해 “그룹의 위기상황을 극복할 길을 잃은 기분”이라며 “이재현 회장이 부재한 지난 3년간 CJ그룹의 성장지표는 사실상 ‘올 스톱’ 됐다”고 강조했다.
평균 두 자릿수 성장을 이어오던 그룹 매출이 2013년 25조6천억원에서 지난해 26조8천억원으로 불과 4% 늘어나는데 그쳤고, 올해 전망 역시 밝지 않다는 게 CJ의 설명이다.
CJ는 “단기 적자를 감수해야 하는 해외 시장 개척이나 대규모 인수·합병(M&A) 등 투자 집행 부분에서는 회장 공백이 더욱 크다”며 “투자 집행 실적이 2013년 계획에 20% 미달했고, 작년 역시 목표보다 21% 적은 1조9천억만 투자했다”고 밝혔다.
동부산테마파크 등 수년 동안 추진한 대형 개발 프로젝트가 잇따라 중단되고, ALP로지스틱스 인수에 실패한 것도 이 회장의 공백에 따른 ‘여파’라는 주장이다.
하지만 이제 사실상 이재현 회장의 경영 복귀가 불가능해진만큼 더 이상 ‘총수 공백과 차질’ 주장만 할 것이 아니라, 한국 재계 상위 그룹답게 이재현 회장 이후의 차세대 지배구조 개편을 서둘러야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오정근 건국대 금융IT학과 특임교수는 “이 회장의 경영 일선 복귀는 물건너간 것으로 보인다”며 “예전 SK와 마찬가지로 CJ도 당분간 계열사 CEO 협의체 등을 두고 비상경영체제로 운영되겠지만, 2년 6개월이나 총수가 경영에 참여하지 못하면 자연스럽게 지배구조 개편 이야기가 나올수 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오 교수는 “시간을 두고 전문경영진 체제 등을 포함한 대안이 논의돼야하고, 논의 결과를 바탕으로 안정된 체제를 갖춰야 국내외 경제 불확실성에 빨리 대처할 수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는 “물리적으로 이 회장의 경영 복귀는 불가능해졌다”며 “자녀에게 승계하기에도 이른 시점이고, 결국 전문경영인을 세우고 당분간 위탁 경영을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는 “이 회장의 건강이 실제로 그렇게 심각하게 좋지 않고 실형까지 선고받았다면, 총수는 총수이고 회사는 회사인데 언제까지 회사가 아픈 회장 옥바라지만 할 수는 없는 일”이라며 “나중에 사면을 받더라도 건강 상태로 미뤄 복귀는 쉽지 않은만큼, 전문경영인 체제로 가야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의견에 대해 CJ그룹은 재상고 절차가 남아있기 때문에 지배구조 개편을 거론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입장이다.
CJ 관계자는 “재상고할 예정으로, 실형이 확정된 것이 아니다”라며 “우선 가장 중요한 것은 이 회장의 건강 회복이고, 이후에나 경영 일선 복귀 등을 논의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그룹 분위기를 전했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