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더 지켜보자” 기준금리 동결…내수개선 고려

“경기 더 지켜보자” 기준금리 동결…내수개선 고려

입력 2016-05-13 10:09
업데이트 2016-05-13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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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통위원 4명 교체 후 첫 회의서 동결기조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13일 기준금리를 연 1.50%에서 또 동결한 데는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배어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한은이 적극적인 통화정책으로 실물경제를 뒷받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지만, 아직 기준금리를 내릴 정도로 상황이 심각하지 않다고 판단한 것이다.

무엇보다 최근 꿈틀거리는 내수지표가 경기 흐름을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인식을 만든 것으로 보인다.

기획재정부는 지난 10일 발간한 ‘최근 경제 동향’(그린북) 5월호에서 민간소비 등 내수가 개선되고 있다는 진단을 내놨다.

지난 4월 백화점 매출액은 작년 동기보다 8.0% 늘었고 국산 승용차의 내수 판매량도 1년 전보다 5.8% 증가했다.

가계와 기업 등 경제주체들의 심리도 호전됐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발표한 소비자심리지수(CCSI)와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모두 두 달째 상승세를 보였다.

정부도 올해 2월 자동차 개별소비세 인하를 연장한데 이어 지난 6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하는 등 내수 활성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국제유가 하락 등으로 부진을 거듭해온 수출에서도 긍정적인 조짐이 나타났다.

관세청에 따르면 5월 들어 지난 10일까지 수출액은 94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4% 늘었다.

유기화합물 수출이 확대된 영향이 크다.

섣불리 판단할 수 없지만 작년 1월부터 올해 4월까지 이어진 16개월 연속 마이너스 행진이 멈추는 것이 아니냐는 기대감도 나온다.

한국은행은 내수 회복 등으로 국내 경제가 앞으로 완만한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기준금리 결정에는 대외 변수도 무시하기 어렵다.

중국 경제의 경착륙 우려가 약화된 가운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오는 6월께 기준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는 전망이 끊이지 않고 있다.

최근 미국 연방준비은행 총재들은 금리를 점진적으로 올려야 한다는 매파적(물가안정 중시) 발언을 잇달아 내놓았다.

미국의 추가적인 금리 인상이 현실화되면 한은의 셈법이 더 복잡해진다.

미국이 금리를 올리고 우리나라가 기준금리를 내리면 자본유출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가계부채가 꾸준히 늘어 한국 경제의 부담이 되는 점도 무시할 수 없다.

정부의 주택담보대출 심사 강화에도 지난달 은행권의 가계대출은 5조3천억원(주택금융공사 모기지론 양도분 포함)이나 늘었다.

기준금리 인하는 가계부채 증가를 부추길 우려가 있다.

그동안 한은은 위기에 대비해 정책 여력을 확보하는 차원에서 기준금리 인하 카드를 아껴야 한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이번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는 금통위원 7명 중 4명이 대거 바뀌고 나서 첫 회의라는 점에서 관심이 쏠렸다.

지난달 21일 임기를 시작한 조동철·이일형·고승범·신인석 금통위원은 대부분 국책연구기관이나 금융당국 출신으로 ‘비둘기파’(경제성장 중시) 성향을 보일 것이라는 예상이 적지 않았다.

기준금리는 작년 6월 1.75%에서 1.50%로 떨어지고 나서 11개월째 동결됐지만, 향후 추이는 예단하기 어렵다.

앞으로 국내 경기가 수출 부진 등으로 더 어려운 상황에 놓이면 기준금리 인하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또 부실기업에 대한 구조조정이 본격적으로 진행되면 대량실업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세계 경기가 하향 흐름을 보이고 있다며 “수출 위축으로 기업 투자와 고용이 악화하고 가계 소득도 부정적 영향을 받으면 내수의 힘이 약해질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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