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도는데 비싼 우유…이번엔 가격 내릴까

남아도는데 비싼 우유…이번엔 가격 내릴까

입력 2016-06-29 09:13
업데이트 2016-06-29 09:23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원유가격 연동제’ 시행 후 처음으로 원유(原乳) 가격이 인하되면서 흰 우유와 치즈 등 유가공품의 소비자 가격도 떨어질 지 주목된다.

이미지 확대
우유값 내릴까?
우유값 내릴까? 낙농진흥회는 28일 열린 이사회에서 올해 유가공업체들이 농가에서 사들이는 원유 기본가격을 전년보다 18원 내린 ℓ당 922원으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원유 가격이 인하된 건 2013년 ’원유기본가격 계산방식’(원유가격 연동제)이 도입된 이후 처음이다. 인하된 원유 가격은 올해 8월 1일부터 내년 7월 31일까지 1년간 적용된다. 서울의 한 대형마트를 찾은 소비자가 유제품 코너에서 각종 우유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29일 낙농진흥회에 따르면 올해 원유 기본가격은 전년(ℓ당 940원)보다 18원 내린 ℓ당 922원으로 결정됐다.

우유 생산비가 줄었고 소비 정체 등 원유 수급 상황을 고려했다는 게 낙농진흥회의 설명이다.

인하된 원유 가격은 올해 8월 1일부터 적용되며, 소비자 판매 가격에 반영되는 것도 그 이후가 될 전망이다.

낙농진흥회 관계자는 “2013년 원유 가격이 오른 이후 인상분이 소비자 판매 가격에 반영되는 데 한 달 반에서 두 달 가량 걸렸다”며 “과거 사례에 비춰보면 올해도 소비자 가격에 반영되려면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우유가 남아돌고 수입산이 넘쳐나는데도 가격은 내려가지 않는 기이한 현상이 원유 가격을 결정하는 ‘원유가격 연동제’ 탓이라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다.

2013년 도입된 원유가격 연동제는 국산 원유를 생산비와 소비자물가를 반영한 공식에 따라 연 1회 원유 가격을 정하도록 한 제도다.

애초 도입 취지는 과거 낙농가와 유가공업계가 가격 협상 과정에서 벌인 극단적 대립을 막으려는 것이었지만, 한번 가격이 결정되고 나면 우유 재고가 넘쳐나고 소비가 줄어도 기본 가격은 유지돼 시장 상황을 반영하지 못했다.

실제 지난달 말 기준 유가공업체가 쓰고 남은 원유를 보관 목적으로 말린 분유 재고량은 1만7천86t이었다.

지난해 같은 달(2만1천944t)에 비하면 분유 재고량이 22.1% 감소한 것이지만, 여전히 적정 분유 재고량 기준인 8천t보다 2배 이상 많은 수준이다.

이렇듯 국산 우유가 남아도는데도 수입 유제품 소비는 매년 늘어 지난달까지 유제품 누적 수입량이 10만3천t에 달했다.

보통 시장 논리대로라면 이런 상황에선 가격이 내려가야 정상이지만,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집계한 28일 기준 우유 1ℓ의 평균 소매 가격은 평년보다 오히려 6.8% 비싼 2천549원이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이번에 처음 원유 가격이 떨어짐에 따라 소비자 가격도 내려갈 것이라는 기대심리가 크다.

하지만 인하 폭이 1.9% 수준으로 사실상 크지 않은데다, 상품은 가격을 한번 올리면 내리기 쉽지 않아 일반 소비자들이 체감할 만큼의 가격 인하 효과는 기대하기 어렵다는 전망도 있다.

유업체들의 반응도 소극적이다.

한 유업체 관계자는 “업계가 어려운 상황에서 원유 가격 인하는 환영할 만한 일”이라면서도 “우유 제품 가격에는 단순히 원유 가격뿐 아니라 인건비와 유통비 등 여러가지가 복합적으로 반영되기 때문에 가격 인하를 얘기하는 건 아직 시기상조인 것 같다”고 말을 아꼈다.

또 다른 유업체 관계자도 “수입산과 비교하면 여전히 원유 가격은 비싼 편”이라며 “원유 값의 인하 폭 자체도 작아 소비자 가격 인하보다는 동결 쪽으로 기울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많이 본 뉴스
‘민생회복지원금 25만원’ 당신의 생각은?
더불어민주당은 22대 국회에서 전 국민에게 1인당 25만원의 지역화폐를 지급해 내수 경기를 끌어올리는 ‘민생회복지원금법’을 발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민주당은 빠른 경기 부양을 위해 특별법에 구체적 지원 방법을 담아 지원금을 즉각 집행하겠다는 입장입니다. 반면 국민의힘과 정부는 행정부의 예산편성권을 침해하는 ‘위헌’이라고 맞서는 상황입니다. 또 지원금이 물가 상승과 재정 적자를 심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합니다. 지원금 지급에 대한 당신의 생각은?
찬성
반대
모르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