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부동산에 꽂힌 ‘큰손’들…올 들어 투자액 폭증 추세

해외 부동산에 꽂힌 ‘큰손’들…올 들어 투자액 폭증 추세

입력 2016-09-11 10:28
업데이트 2016-09-11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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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해외펀드잔액 17조원 육박…올 1~8월 5조5천억원↑

저금리·저성장 기조가 장기화하면서 국내 투자금의 해외부동산 쏠림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1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현재 국내에 설정된 해외 부동산 유형 공·사모 해외투자펀드 잔액은 16조8천458억원으로, 작년 말(11조2천779억원)보다 5조5천679억원(49.4%) 급증했다.

펀드 수는 같은 기간 189개에서 242개로 늘었다.

부동산 해외투자펀드가 처음 설정된 2006년 말 설정잔액(2천333억원)과 비교하면 10년 만에 70배 넘게 증가한 셈이다.

금융투자협회 관계자는 “부동산 유형 해외투자펀드 설정잔액으로 국내 큰손들의 해외부동산 투자 동향을 대략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면서 “저금리 기조가 시작된 2011∼2012년 이후 증가 속도가 점차 빨라졌다”고 말했다.

지난달 말 설정잔액의 98%가 넘는 16조5천605억원은 기관투자가와 법인 등 소위 ‘큰손’을 대상으로 하는 사모펀드 돈이다.

가팔라진 추세는 우리나라의 대표적 기관투자가인 국민연금공단 움직임에서도 확인된다.

국민연금 홈페이지에 공개된 기금운용 세부내역에 따르면 국민연금의 해외부동산 투자 규모는 2011년 6조3천억원에서 올해 2분기 현재 17조6천억원으로 증가했다.

국민연금의 전체 해외 대체투자에서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절반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는 국민연금의 국내 부동산 투자 규모가 2011년 3조2천억원에서 올해 1분기 현재 5조6천억원으로 증가했다가 2분기 5조5천억원으로 다시 줄어 전체 국내 대체투자에서 차지하는 부동산 비중이 25% 수준에 그치는 것과 대조적이다.

국내 법인 가운데는 미래에셋그룹이 해외부동산 투자에 가장 적극적이다.

미래에셋은 2006년 상하이타워 인수를 시작으로 2013년 호주 시드니 포시즌스호텔, 지난해 미국 하와이 빅아일랜드의 특급호텔과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랜드마크 호텔을 사들이는 등 꾸준히 투자를 늘리고 있다.

올해도 미국 페덱스물류센터, 독일 쾰른오피스빌딩, 베트남 랜드마크72빌딩, 미국 하와이 오아후의 또 다른 랜드마크 호텔, 시애틀 아마존 본사 일부, 텍사스주 댈러스의 스테이트팜 오피스 빌딩 4개동 등 벌써 6건의 해외부동산을 사들였다.

댈러스 빌딩까지 포함하면 미래에셋의 해외부동산 누적 투자금액은 매입가격 기준 6조5천억원을 넘는다. 올해 들어서만 3조5천억원을 쏟아부은 셈이다.

이처럼 국내 큰손들의 해외부동산 투자가 급증하는 원인은 국내 경기 상황을 웅변하는 저금리·저성장 기조의 장기화에서 찾을 수 있다.

전통적인 투자 상품인 주식이나 채권만으로는 수익을 내기 어려워지자 어느 정도 안정적인 투자성과를 거둘 수 있는 대체투자로 눈을 돌린 결과다.

특히 국내 경기 침체의 장기화로 기업들의 오피스 임차 수요가 위축되면서 국내 부동산보다는 해외부동산 쪽으로 투자금이 몰리는 형국이다.

황규완 대신증권 연구원은 “국내 오피스 투자 환경은 단기간 회복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임차 수요는 위축된 반면 공급은 크게 확대돼 공급 과잉 현상이 한동안 지속할 전망”이라고 지적했다.

부동산종합기업 CBRE코리아의 임동수 상무는 “해외부동산 투자는 일반적으로 환헤지를 하므로 임차료가 장기간 고정된 경우만 아니라면 향후 예상되는 미국의 금리 인상에도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면서 “북미를 중심으로 한 투자 규모는 당분간 증가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황 연구원은 “해외부동산 투자는 자산을 직접 확인하기 어렵고, 운용사가 직접 관리하기도 쉽지 않아 국내 투자보다 근본적으로 리스크가 크다”면서 “부동산의 특성상 유동성도 현격히 떨어져 신중하게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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