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난 진정국면?…한달뒤 다시 ‘고비’

전세난 진정국면?…한달뒤 다시 ‘고비’

입력 2011-10-23 00:00
업데이트 2011-10-23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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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중순 이후 다시 전세시장 요동칠 것



여름방학부터 심화된 수도권 전세난이 가을 이사철의 마감과 함께 진정 국면으로 접어든 모습이다.

하지만 겨울방학 이사 수요와 아파트 공급부족 현상을 고려하면 이 같은 진정세는 한 달을 넘기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23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이달 중순부터 서울과 인접 지역의 전세 수요가 확 줄면서 가격이 떨어지는 전셋집이 속속 나오고 있다.

그동안 전셋값이 크게 올랐던 강남권의 고가 아파트일수록 내려가는 폭도 가파른 편이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선경아파트 102㎡(공급면적 기준)의 전세가격은 여름방학 무렵 7억원까지 올랐다가 지난주 들어 6억3천만원까지 떨어졌고, 대치동 한보미도맨션 112㎡도 최고 6억원까지 찍었다가 5억~5억3천만원으로 내려갔다.

대치동 W공인 대표는 “대치동은 학교와 학원이 좋아 방학 때마다 이주가 많은데 지난 여름에는 청실아파트 재건축 이주시기와 맞물려 더욱 전셋값 상승세가 가팔랐다”며 “지금은 여름방학과 겨울방학 사이의 공백기인 데다 청실아파트 1차 이주가 끝나 전세를 찾는 사람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고가 아파트의 대명사로 자리매김한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퍼스티지 아파트도 86㎡는 6억원에서 최저 5억3천만원까지, 114㎡는 7억8천만원~8억원에서 최저 7억원까지 각각 전셋값 하락을 경험했다.

역시 고가 아파트가 많은 송파구 잠실동 일대의 전세가격도 주공5단지를 제외한 거의 모든 단지에서 추석 전에 비해 3천만~4천만원씩 떨어졌다고 지역 중개업소들이 전했다.

다른 지역에서도 전세가 상승세는 한풀 꺾인 상태다.

경기도 산본의 R공인 관계자는 “요즘 전세를 찾는 사람은 줄고 오히려 물건만 좀 나와 있다”며 “9월 말까지 1억2천500만원에 거래되던 아파트 전세가 지금은 1억500만원에 나온다”고 전했다.

서울 관악구 봉천동 H공인 관계자도 “전셋값이 많이 떨어진 것은 아니지만 물건이 빠지는 속도가 느려져 앞으로 가격이 더 내릴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부동산114 집계 결과 서울의 전세가격 상승률은 7월 둘째주부터 10월 첫째주까지 추석 연휴 기간을 제외하고는 석달 가까이 매주 0.5% 이상의 높은 수치를 기록하다 10월 둘째주 0.03%, 지난주 0.02%로 눈에 띄게 가라앉았다.

하지만 전세시장의 안정세는 다음달 중순부터 서서히 깨질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부동산 현장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대치동 W공인 대표는 “겨울방학 이주 수요가 집을 구하러 다니기 시작하는 11월 중순부터 전세시장이 다시 움직일 것”이라며 “공급은 한정돼 있는데 수요가 늘면 가격이 다시 상승세를 탈 수 있다”고 내다봤다.

특히 수능과 고교 배정 등의 이유로 12월 말까지로 이주 시한을 연장받은 청실아파트 이주 대상자의 40% 가량이 다음달부터 강남 전세시장에 쏟아져 나오면 국지성 전세난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

반포동 H공인 관계자도 “지금은 수능이 바로 코앞에 있으니 학군 수요가 움직이지 않지만 겨울방학이 되면 다시 올라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부동산114 임병철 팀장은 “지금은 전세 수요가 잘 포착되지 않지만 여전히 주택거래가 살아나지 않는 상황이라 겨울방학 수요가 움직이면 11월부터 전세가격이 다시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게다가 내년에는 입주하는 새 아파트 물량이 급감할 것으로 보여 공급부족으로인한 전셋값 상승 현상이 두드러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2000년대 전국의 연 평균 아파트 입주물량은 30만가구에 이르렀지만 2012년은 단 15만8천가구에 불과할 것으로 추산된다.

박원갑 국민은행 수석부동산팀장은 “전세난의 근본적인 원인인 소형주택 부족현상이 해결되지 않는 이상 구조적인 불안정이 지속될 것”이라며 “전세난이 끝났다기보다는 현재진행형이라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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