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인중개사 등 962명 설문
새해에는 아파트값이 보합 내지 소폭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아파트 전셋값은 여전히 강세를 띨 전망이다.조사 결과 아파트값이 보합세를 띨 것이라고 응답한 비율(50.9%)이 절반을 넘었다. 응답자의 29%는 상승을 점쳤고, 추가 하락을 예상한 답은 21%에 그쳤다. 평균 가격 변동률은 0.9% 상승할 것으로 분석돼 올해와 비슷하거나 지역별 소폭 상승이 전망된다.
아파트값이 보합세를 띨 것으로 전망한 근거로는 주택경기의 불확실성(46.6%), 상승·하락요인의 혼재(26.8%), 정책의 불확실성(17.8%) 등을 들었다. 따라서 일반 경기회복과 투자·소비 활성화, 정부가 내놓은 부동산 정책의 원활한 국회 통과가 뒷받침되면 가격이 추가 상승할 수 있을 것으로 감정원은 분석했다.
전셋값 강세는 새해에도 이어질 것으로 점쳤다. 다만 올해와 같은 급등 현상은 상당히 진정될 것으로 봤다.
응답자의 69.7%는 전셋값이 상승할 것이라고 답했다. 전문가 10명 중 7명은 여전히 아파트 전셋값이 강세를 띨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전셋값이 떨어질 것이라고 대답한 비율은 4%에 불과했다. 26%는 올해와 비슷한 보합세를 보일 것이라고 답했다.
전셋값 상승률은 그러나 올해와 달리 연간 3.2% 정도로 예상됐다. 올해 수도권 전셋값 상승률은 11월 말 현재 6%에 이른다.
전셋값 상승 전망 근거로는 전세 선호 증가(48.3%), 전세 공급 부족(38.9%) 등을 꼽았다. 아파트값 상승이 불확실해 전세 수요자의 구매 전환이 활발하게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다. 또 집주인들이 임대수익률이 높은 월세를 선호, 전세 물량이 감소하고 이에 따라 전셋값이 강세를 띨 수밖에 없는 구조가 쉽게 바뀌지 않기 때문이다.
월세시장도 올해와 비슷한 상황이 예상된다. 응답자의 45.5%는 보합세를 점쳤다. 상승(27.4%), 하락(27.1%)을 전망한 응답자 비율은 비슷했다.
이에 따라 월세가격 변동률도 연간 0.2%로 큰 움직임이 없을 것으로 전망됐다. 보합 원인으로는 상승·하락 요인의 혼재(48.7%), 주택경기 불확실성(31.4%), 정책의 불확실성(10.5%) 순으로 나타났다.
박기정 감정원 연구위원은 “새해 주택시장은 전국적으로 회복될 것으로 전망되지만 거시경제 여건의 변화, 금리 상황 등 시장 변동성 요인들도 내포돼 있다”며 “주택시장이 회복되려면 국회에 계류 중인 관련 법안의 조속한 처리로 정책 불확실성에 대한 위험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국회에는 분양가상한제 탄력적용,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 등의 법률 개정안이 잠자고 있다.
박 연구위원은 또 “전셋값 안정을 위해 전세 수요를 매매 수요나 월세 수요로 분산시킬 수 있는 경제적 유인을 제공해 수급불균형을 완화시킬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세종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2013-12-25 18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