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지진 증시 변수 집착 금물…효과는 ‘반짝’

日지진 증시 변수 집착 금물…효과는 ‘반짝’

입력 2011-03-15 00:00
업데이트 2011-03-15 10:04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일본 대지진으로 주요 산업시설 가동이 중단되자 국내 증시에 미칠 영향을 놓고 투자자들의 득실계산이 활발해지고 있다.

지진사태가 미칠 업종별 영향은 일시적인데도 상당수 투자자는 종목 선택 때 지진변수를 최우선으로 삼아 투자전략을 세우고 있어 후유증이 만만찮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대지진이 국내 수출기업에 반사이익으로 작용하면서 일부 종목에 단기적으론 호재일 수 있지만 ‘약발’이 그리 오래가지는 못한다며 신중한 투자를 당부했다.

이번 사태의 영향이 단기적이고 제한적일 것이라는 예상은 지진이 근본적으로 일시적인 자연재해라는 점 때문에 설득력이 크다.

실상을 정확히 알고 보면 일본의 기간산업을 붕괴시킨 것이 아니라 조업 차질과 중단 사태를 일으킨 것에 불과한 만큼 실질적인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1995년 고베 대지진의 학습효과도 지진 변수의 영향력을 제한하는 요인이다. 고베 지진 당시 국내 증시에서 철강금속과 전기전자, 화학, 비금속광물, 보험 업종이 강세를 보였지만, 영향력은 오래가지 못했다.

우리투자증권 이경민 연구원은 “고베 대지진의 영향력은 사흘 정도에 그쳤다. 코스피의 상승추세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추세적인 상승보다는 일시적인 기대감에 의한 단기 상승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동양종금증권 김주형 연구원 역시 “고베 대지진의 피해가 2차와 3차 산업에 집중됐지만, 이번 지진 피해는 1차산업이 가장 심했다. 따라서 일본 대지진이 국내를 포함해 글로벌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다”고 전망했다.

실제로 일본 업체의 생산 차질로 반사이익이 예상되면서 14일 급등했던 정보기술(IT) 종목들이 하루 만에 하락하고 있다.

15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오전 9시16분 현재 삼성전자는 0.44%, 하이닉스는 2.49%, LG디스플레이는 0.41% 하락세를 보였다. 전날 삼성전자는 4.41%, 하이닉스는 8.66%, LG디스플레이는 4.29% 급등했다.

반면, 여행수요 감소 우려로 전일 동반 급락했던 여행주는 이날 반등해 오전 9시24분 현재 하나투어와 모두투어가 각각 3.13%, 1.12% 상승했고, 자유투어[06840]와 세중나모여행이 8.03%, 7.73% 급등했다.

일본 지진 변수의 영향력이 불과 하루 만에 끝난 셈이다. 이렇게 된데는 엔화 변수도 작용했다.

엔화가 전날 강세를 보였으나 예전과 같지 않은 일본의 경제상황을 고려할 때 조만간 약세로 전환할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KB투자증권 임동민 연구원은 “재난복구를 위한 엔화수요 증가 및 실질금리 상승 우려 등이 단기적인 엔화 강세 요인으로 제시되나 엔화 약세에 대한 전반적인 전망을 뒤집을 변수로는 판단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만, 고베 대지진을 전후로 한 상황을 대입해 이번 대지진의 영향을 판단하는 것은 지나치게 피상적이라는 지적도 있다.

KTB투자증권 김유미 연구원은 “고베 대지진은 1994년 12월 페소화 사태, 1995년 4월 달러화 가치를 부양하기 위한 ‘역(逆)플라자 합의’와 서로 영향을 미치며 결국 1997년 아시아 금융위기의 원인으로 작용했다. 이번 사태가 고베 대지진처럼 더 큰 변화의 실마리가 될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많이 본 뉴스
‘민생회복지원금 25만원’ 당신의 생각은?
더불어민주당은 22대 국회에서 전 국민에게 1인당 25만원의 지역화폐를 지급해 내수 경기를 끌어올리는 ‘민생회복지원금법’을 발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민주당은 빠른 경기 부양을 위해 특별법에 구체적 지원 방법을 담아 지원금을 즉각 집행하겠다는 입장입니다. 반면 국민의힘과 정부는 행정부의 예산편성권을 침해하는 ‘위헌’이라고 맞서는 상황입니다. 또 지원금이 물가 상승과 재정 적자를 심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합니다. 지원금 지급에 대한 당신의 생각은?
찬성
반대
모르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