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옴부즈맨 칼럼] “이 공약 꼭 실천하라” 보도 유용/이연주 한국청년유권자연맹 운영위원장

[옴부즈맨 칼럼] “이 공약 꼭 실천하라” 보도 유용/이연주 한국청년유권자연맹 운영위원장

입력 2011-10-26 00:00
업데이트 2011-10-26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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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연주 한국청년유권자연맹 운영위원장
이연주 한국청년유권자연맹 운영위원장
서울시장 선거일이다. 지난여름 무상급식 주민투표의 열풍에 이어 온 나라가 ‘희한한’ 정치바람에 휩싸인 지 두 달여 만에 마침내 결승점에 이르렀다. 전세대란, 물가난, 양극화 심화 등에 시달려온 국민은 기존 정치권에 엄청난 충격을 주며 정부와 여당의 국정 실패와 야권의 무기력에 분노를 표출하였다. 시민사회세력인 제3세력에 대한 지지라는 놀라운 선택을 통해 정당정치의 위기를 경고하였고 반성과 변화를 강력히 요구하였다.

새로운 바람은 우리 정치에 거대한 변화의 물결을 예고하고 있다. 그러나 여야의 선거운동 과정을 지켜보면 전혀 새로울 것이 없다. 기성 정치인 대 시민사회후보 간의 대결이라는 아주 새로운 형태의 선거전임에도 내용은 기존 정치의 구태를 그대로 재연하고 있다. 정책도 없고 전략도 없고 아무런 감동도 없는 선거. 정치권과 시민사회, 기성세대와 청년세대 등 모든 것을 선과 악으로 나누는 선거. 그래서 어느 쪽이 승리하든 결과는 국민의 마음을 얻는 데 실패한 선거로 기록될 것이다.

이번 서울시장 선거는 단순한 보궐선거의 차원을 넘어서는 선거이다. 시장자리가 갖는 상징성과 의무, 책임은 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둔 한국정치에 변화의 바람을 몰고 올 수 있기 때문이다. 짧은 시간에 갑자기 등장한 여야의 두 후보를 검증하는 일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게다가 두 후보는 ‘안철수 바람’과 ‘박근혜 효과’에 의존하고 있어 후보들만 놓고 볼 수도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또한, 여야 정당들은 익숙하지 않은 대결구도에 적합한 선거전략을 수립하지 못하고 직업 정치인들의 정치공학에 따른 낡은 선거전략에 의존하였다.

검증과 네거티브는 엄연히 다르다. 책임 있는 주체에 의한 공식적인 경로로, 정당한 근거가 있는 팩트를 바탕으로 제기되는 문제는 검증대상이다. 그 정도가 일반 국민의 상식선을 넘어서는 것이라면 당연히 네거티브에 해당하겠지만 그것에 대한 판단과 평가 역시 유권자의 몫이자 권리이다. 후보가 판단할 사안이 아니다. 대부분 언론매체들은 마땅히 해야 할 검증절차까지 네거티브 선거전으로 몰고 갔다.

서울신문도 22일 자 ‘점입가경 네거티브전’ 관련 기사를 통해 나경원, 박원순 두 후보의 도덕성 검증과정을 네거티브전으로 간주하는 듯이 보였다. 서울시 선거관리위원회도 22년 만에 양 후보 진영에 네거티브 선거전 자제를 촉구하는 경고 서한을 보냈다. 그런데 그 내용을 보면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이 네거티브에 해당하는지에 대한 지적과 판단이 없다. 대중은 유명인들의 숨겨진 이야기에 흥미를 갖고 귀 기울이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래서 사실 상대방을 흠집 내는 선거 전략이 진부해도 먹히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번 선거처럼 ‘네거티브전’을 통해 알게 된 후보들의 이력과 배경을 바탕으로 유권자가 그 후보의 도덕성과 정책능력을 검증할 수밖에 없는 것도 현실이다. 정책선거가 중요한 것은 맞지만, 그에 못지않게 후보의 도덕성 검증 또한 중요하다. 국민의 높아진 정치의식에 비추어 볼 때 후보 간의 의혹 제기는 도덕성을 검증하는 과정에서 불가피한 부분이란 것을 충분히 판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책공약이 거의 실종되다시피 한 가운데 서울신문은 매우 유용한 기사를 제공하여 두 후보의 정책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25일 자 서울신문과 매니페스토 본부의 ‘이 공약 꼭 실천하라’는 기사는 각 후보가 제시한 수십 개의 공약을 두 차례 심층 분석한 후 적은 예산으로 서울 시정을 획기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꼭 실천해야 할 공약’을 선정 발표한 것이다. 이 공약의 핵심은 시민의 참여를 통한 거버넌스 제도 정착과 대의민주주의의 한계를 보완할 수 있는 시민참여형 정책들이다.

오늘 서울 시민들은 시정을 책임질 대표를 선택한다. 2011년 현재 시대정신이 무엇인지, 시민들이 바라는 변화의 바람이 무엇인지, 시민들이 무엇에 감동할 것인지, 유권자의 마음을 읽을 줄 아는 지도자가 선출되었으면 좋겠다.

2011-10-26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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