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Green Waltz/허보리 · 목숨/박팔양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Green Waltz/허보리 · 목숨/박팔양

입력 2020-05-21 22:04
업데이트 2020-05-22 02:35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목숨/박팔양

친구께서는 길을 가시다가

길가의 한 포기 조그만 풀을

보신 일이 있으실 것이외다

짓밟히며, 짓밟히면서도

푸른 하늘로 작은 손을 내저으며

기어이 기어이 살아보겠다는

길가의 한 포기 조그만 풀을

목숨은 하늘이 주신 것이외다

누가 감히 이를 어찌하리까?

푸른 하늘에는 새떼가 날으고

고요한 바다에 고기떼 뛰놀 때

그대와 나는 목숨을 위하여

땅 위에 딩굴고 또 딩굴 것이외다

강변 풀밭이 온통 꽃들의 세상이다. 민들레 제비꽃 금창초 강아지똥풀 꽃다지 산새콩 바람꽃 현호색…. 꽃들 동무 삼아 시집 읽기 좋고 방금 쓴 시 읽어 주기도 좋다. 꽃송이 몇 개를 묶어 강물에 띄우거나 흐르는 구름을 향해 던질 수도 있다. 공중에서 흩어지는 꽃들을 향해 스무 살 때처럼 당신을 사랑해요! 라고 소리칠 수도 있다. 목숨은 하늘이 주신 것! 서로 사랑하고 아쉬워하고 그리워하며 삶은 이어지는 것. 힘든 지상의 시간들 속에 푸른 하늘의 새처럼, 고요한 바다의 물고기처럼 목숨은 조금씩 가난해지고 자유로워지자.

곽재구 시인
2020-05-22 30면
많이 본 뉴스
‘민생회복지원금 25만원’ 당신의 생각은?
더불어민주당은 22대 국회에서 전 국민에게 1인당 25만원의 지역화폐를 지급해 내수 경기를 끌어올리는 ‘민생회복지원금법’을 발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민주당은 빠른 경기 부양을 위해 특별법에 구체적 지원 방법을 담아 지원금을 즉각 집행하겠다는 입장입니다. 반면 국민의힘과 정부는 행정부의 예산편성권을 침해하는 ‘위헌’이라고 맞서는 상황입니다. 또 지원금이 물가 상승과 재정 적자를 심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합니다. 지원금 지급에 대한 당신의 생각은?
찬성
반대
모르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