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광고시장 정글화 언제까지 외면만 할 건가

[사설] 광고시장 정글화 언제까지 외면만 할 건가

입력 2011-10-29 00:00
업데이트 2011-10-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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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편성채널(종편)에 이어 SBS가 미디어렙(방송광고판매대행사)을 설립해 직접 광고영업에 나서기로 함에 따라 방송광고시장에 일대 혼란이 예상되고 있다. 종편 등장 등 미디어 환경이 급변하는 상황에서 국회의 광고 관련 입법을 마냥 기다릴 수만은 없다는 게 SBS 측의 설명이다. 기업의 이윤추구 행위 자체를 나무랄 수는 없다. 하지만 방송, 그것도 막강한 영향력을 지닌 지상파 방송으로서 미디어의 공공성을 정면으로 위반하며 사익을 추구하는 행위는 비판받아 마땅하다.

전국언론노동조합도 지적했듯 SBS의 광고 직접영업은 올바른 미디어 입법을 염원하는 시민들의 상식과 원칙에 반하는 것이다. SBS가 광고 직거래에 나설 경우 재원을 광고에 의존하는 MBC 또한 독자 영업에 뛰어들 것이 뻔해 광고시장은 그야말로 약육강식의 정글이 될 것이다. 이는 물론 2008년 헌법재판소가 코바코(한국방송광고공사)의 방송광고 독점판매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린 지 3년이 다 되도록 미디어렙 법률을 제정하지 못한 책임이 크다. 사정이 이러함에도 종편의 독자 광고영업을 보장하려는 여당과 미디어렙 체제에 포함시키려는 야당의 입장이 맞서 입법안 논의는 여전히 평행선이다.

방송통신위원회 또한 수수방관이다. 방통위는 2009년 ‘지상파 방송광고 거래에 관한 권고안’을 내놓고 입법 전 독자적인 광고영업 자제를 요청했지만 말뿐이다. 최근엔 각 방송사가 알아서 하라는 식의 오락가락 행보를 보여 눈총을 사고 있다. SBS의 광고 직접영업을 사실상 방치하는 것 아니냐는 소리도 듣는다. 누차 강조했듯 미디어렙 관련 법안을 하루빨리 처리해야 한다. 국회도, 주무부처인 방통위도 나몰라라 손 놓고 있는다면 거대 미디어기업의 배만 불려 준다는 비난을 면치 못할 것이다. 언론의 공공성과 다양성은 결코 외면할 수 없는 가치다. 언제까지 미디어렙 법안 처리를 미룰 것인가.

2011-10-29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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