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갈수록 심각해지는 청소년 도박 이대로 방치할 건가

[사설] 갈수록 심각해지는 청소년 도박 이대로 방치할 건가

입력 2018-12-25 17:30
업데이트 2018-12-26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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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박의 늪에 빠져드는 청소년이 갈수록 늘고 있다.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가 어제 발표한 ‘2018년 청소년 도박 문제 실태조사’를 보면 우리나라 청소년의 6.4%가 도박 문제 위험집단으로 나타났다. 약 14만 5000여명의 청소년이 도박 중독 위험에 노출돼 있다는 얘기다. 이 중 이미 중독 가능성이 의심되는 위험군이 11만 1000여명(4.9%)에 달한다고 하니 보통 심각한 문제가 아니다. 더욱이 3년 단위로 이뤄지는 이 조사가 처음 실시된 2015년에 비해 위험집단 비율이 1.3% 포인트 증가했다는 사실은 매우 충격적이다.

센터가 지난 8~10월 전국 중1~고2 재학생 1만 752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평생 한 번이라도 돈내기 게임을 경험한 적이 있는 청소년은 47.8%로, 2015년보다 5.7% 포인트 올랐다. 청소년의 도박 경험이 늘어나는 것도 문제지만 그 수법도 갈수록 성인의 불법 도박 행태를 닮아 가고 있어 걱정이다. 인형이나 경품을 뽑는 게임(53.9%)이 절반을 넘지만 온라인 내기 게임(3.6%)은 물론 온라인 카지노, 블랙잭 등 불법 인터넷 도박(1.6%)에도 점차 손을 대고 있다. 스마트폰과 PC에 익숙한 청소년들은 별다른 죄의식 없이 놀이처럼 인터넷 도박을 대하기 쉽다는 점에서 문제가 더 심각할 수밖에 없다. 이렇다 보니 불법도박으로 입건되는 청소년들도 매년 증가 추세다. 경찰청에 따르면 최근 5년간 불법도박으로 입건된 만 14~18세 청소년은 402명에 달했다.

청소년 음주·흡연에 비해 도박 문제에 대해선 우리 사회의 관심이 상대적으로 부족했던 게 사실이다. 이번 조사에 응답한 청소년 10명 중 6명은 청소년 도박 문제가 매우 또는 다소 심각하다고 응답했으나 도박 문제 예방교육을 받아 온 경험은 3명에 불과했다. 서울·부산·전남·경북 등 일부 지자체에서 청소년 도박 예방교육에 관한 조례를 제정해 운영하는 것은 늦게나마 다행이지만 이 정도론 턱없이 부족하다. 청소년 도박 습관은 성인이 돼서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고, 2차 범죄로 이어질 우려도 큰 만큼 정부·지자체·교육기관이 보다 적극적으로 예방교육에 나설 필요가 있다.

2018-12-26 3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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