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화초 물주기/임태순 논설위원

[길섶에서] 화초 물주기/임태순 논설위원

입력 2012-05-14 00:00
업데이트 2012-05-14 00:00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사무실 칸막이 너머로 이따금 ‘쉭 쉭’ 소리가 난다. 동료가 물뿌리개로 난초에 물을 주는 소리다. 소리가 듣기 좋다. 물을 주는 그의 모습이 무척 평화로울 것 같다. 덩달아 내 마음도 편안해진다. 생명의 세례를 받는 난초야 더 말할 나위가 없을 것이다. 기쁨의 아우성이 들리는 듯하다.

영화 레옹이 생각난다. 잔혹하고 냉혹한 전문킬러의 취미도 화초가꾸기다. 화초잎을 정성스럽게 닦고 해가 쨍쨍 내리쬐면 방안의 화초를 창가로 옮겨 밝고 따스한 햇볕을 쬐인다. 아마 그에게 화초는 생명이자 희망이었을 것이다.

예전에는 화초에 물 주는 모습을 보면 별 감흥이 없었지만 요즘은 반갑고 정겹다. 한번도 화초를 가꿔본 적이 없는 맹문이지만 물을 주면서 화초와 대화를 하고, 하루하루 달라지는 모습을 보면 그 재미가 더없이 쏠쏠할 것 같다. 한번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지만 마음의 여유가 없어서인지, 수양이 덜 돼서인지 선뜻 손이 가지 않는다. 하지만 이런 생각을 하는 걸 보면 멀지는 않은 것 같다.

임태순 논설위원 stslim@seoul.co.kr

2012-05-14 30면
많이 본 뉴스
‘민생회복지원금 25만원’ 당신의 생각은?
더불어민주당은 22대 국회에서 전 국민에게 1인당 25만원의 지역화폐를 지급해 내수 경기를 끌어올리는 ‘민생회복지원금법’을 발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민주당은 빠른 경기 부양을 위해 특별법에 구체적 지원 방법을 담아 지원금을 즉각 집행하겠다는 입장입니다. 반면 국민의힘과 정부는 행정부의 예산편성권을 침해하는 ‘위헌’이라고 맞서는 상황입니다. 또 지원금이 물가 상승과 재정 적자를 심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합니다. 지원금 지급에 대한 당신의 생각은?
찬성
반대
모르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