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기억/김균미 수석논설위원

[길섶에서] 기억/김균미 수석논설위원

김균미 기자
입력 2018-03-25 17:42
업데이트 2018-03-25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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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친구가 지난 주말 딸을 결혼시켰다. 친구 중에서 가장 먼저 사위를 봤다. 친구들끼리 만날 때는 세월이 멈춘 듯 옛일을 화제 삼아 수다를 떨곤 했는데, 신부 부모석에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친구를 보면서 한꺼번에 세월의 무게가 느껴진다. 나이가 들었구나. 그런데 그것도 잠시. 대학 졸업하고 피로연에서 처음 마주친 친구와 손을 맞잡고 “어쩌면 그대로니”라며 반가워한다. 그래 놓고 금방 무안해진다.

기억을 호출하는 일이 부쩍 늘었다. 내가 기억하는 가장 오래된 과거는 언제일까 궁금해질 때가 있다. 두세 살 때 기억까지 난다는 사람도 봤지만, 가물가물하다. 내 기억 저 너머에 남아 있는 부모님의 모습은 언제까지일지 머리를 쥐어짜 본다. 더 어릴 때는 어땠지, 눈을 감고 기억을 더듬다가 정신이 번쩍 든다. 지금 곁에 계시는데 뭐하러. 가만 놔둬도 지금이 곧 과거로, 기억으로 저장되고 추억으로 남을 텐데. 다시 생각을 지금 여기로 돌려세운다.

옛일을 후회하거나, 앞일을 걱정할 때가 많다. 그러다 오늘을 소홀히 하곤 다시 후회한다. 다짐해본다. 그때 거기가 아니라 지금 여기다라고.

kmkim@seoul.co.kr
2018-03-26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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