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매크리스털 소환 일파만파

백악관, 매크리스털 소환 일파만파

입력 2010-06-23 00:00
업데이트 2010-06-23 0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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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스탠리 매크리스털 아프간 주둔군 사령관이 한 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버락 오바마 행정부 인사들을 비난했다가 22일 백악관에 의해 전격적인 소환조치를 당해 파문이 일고 있다.

특히 로버트 기브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인터뷰 기사를 보고 ‘진노’했다고 분위기를 전하고, 경질을 포함해 모든 옵션이 열려있다고 전해 경질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했다.

워싱턴포스트(WP) 등 미 언론에 따르면 매크리스털 사령관은 격주간지 ‘롤링 스톤’ 최근호에 실린 인터뷰에서 “오바마 대통령과의 첫 대면에서 실망을 느꼈다”는 등의 발언을 한 배경을 백악관에서 와서 직접 해명하라는 지시를 받았다.

익명을 요구한 백악관 관리는 “매크리스털 사령관이 23일 열리는 아프간ㆍ파키스탄 전황 관련 월례회의에 직접 참석해 오바마 대통령과 국방부 관리들에게 주간지 ‘롤링 스톤’에 보도된 발언 내용을 해명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따라 매크리스털 사령관의 진퇴는 월례회의에서 소명절차가 이뤄진 뒤 오바마 대통령과 군수뇌부의 협의를 거치는 형식을 밟아 결정될 전망이다.

이번 사태와 관련한 백악관의 심상치 않은 기류와 군내부의 움직임을 감안할 때 워싱턴 정가에서는 매크리스털 사령관의 경질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와 관련, 게이츠 국방장관은 이날 이례적으로 발표한 성명에서 “매크리스털 사령관은 심각한 실수를 했으며, 이번 사안에 있어서 잘못된 판단을 내렸다고 생각한다”면서 “매크리스털 사령관은 나에게 사과한 것처럼 인터뷰에서 거론된 인물들에게 비슷한 방법으로 사과를 해야만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마이크 멀린 합참의장도 매크리스털 사령관에게 이번 발언과 관련해 심심한 유감의 뜻을 전달했다.

지난해 6월 15일 취임한 매크리스털 사령관이 경질될 경우, 1년 남짓만에 자리에서 물러나는 것이어서 아프가니스탄 전황 전반과 관련한 미국의 전략조정 등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음악, 영화, 정치 등을 폭넓게 다루는 격주간지인 ‘롤링 스톤’은 이번주 호에 실린 ‘통제불능의 장군(The Runaway General)’이라는 제하의 기사에서 매크리스털 사령관이 ‘광야에 혼자 선 외로운 늑대’와 같다면서 백악관 참모들은 물론 일부 부하들도 제대로 설득하지 못하는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이 잡지는 매크리스털 사령관이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오바마 대통령을 처음 만났을 때 대통령이 현안에 대한 준비도 제대로 하지 않은 것에 실망했다는 측근의 말을 전하기도 했다.

이는 군통수권자인 오바마 대통령에 대해 일종의 ‘하극상’적인 발언을 한 것이어서 오바마 대통령을 가장 크게 자극했을 가능성이 크다.

‘롤링 스톤’은 현재 매크리스털 사령관을 지지하는 인사는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 등이고 그 대척점에 바이든 부통령이 자리잡고 있다는 분석도 덧붙였다.

또 본국의 반갑지 않은 방침에 따라 전쟁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매크리스털을 측면 지원해야 할 위치에 있는 칼 아이켄베리 대사도 그에게는 미더운 존재가 아니라는 점을 잡지는 지적했다.

이와 관련, 매크리스털 사령관은 결국 “배신당했다”는 언짢은 감정을 숨기지 않았으며 “이 전쟁에서 패배할 경우 변명할 구실을 만들어 놓았다”면서 분노했다고 이 잡지는 전했다.

이런 보도내용이 파문을 일으키자 매크리스털 사령관은 22일 서둘러 성명을 내고 “나는 오바마 대통령과 그의 안보분야 참모진에 무한한 존경심을 갖고 있다”며 이 보도가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사과의 뜻을 밝혔으나 파문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당장 매크리스털 사령관과 ‘롤링 스톤’의 인터뷰를 주선한 민간인 출신 언론보좌관 던컨 부스비는 이번 파문의 책임을 지고 자리에서 물러났다.

미 언론들은 대권주자로 거론될 정도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데이비드 퍼트레이어스 중부군 사령관의 능수능란한 언론대응과는 달리 매크리스털 사령관은 어설픈 ‘언론플레이’를 했다가 화를 자초했다고 지적하고 있다.

워싱턴.뉴델리=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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