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쌀 안전” 선언…믿을수 있나

후쿠시마 “쌀 안전” 선언…믿을수 있나

입력 2011-10-13 00:00
업데이트 2011-10-13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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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후쿠시마(福島)현이 햅쌀에 대한 방사성 물질 검사 결과 안전이 확인됐다고 선언했다.

후쿠시마현은 지난 8월부터 원전 사고로 벼농사가 금지된 지역을 제외한 48개 시초손(市町村)의 1천174개 지점에서 생산된 쌀에 대한 방사성 물질 검사를 시작해 12일 그 결과를 발표했다.

1천174개 지점 가운데 82%인 964개 지점에서는 세슘이 검출되지않았다. 17%인 203개 지점에서는 쌀 1㎏당 100베크렐 미만이 검출됐고, 0.6%인 7개 지점에서는 100베크렐 이상이 검출됐지만 기준치인 500베크렐을 넘은 곳은 없었다.

결국 모든 지점에서 세슘이 전혀 나오지 않거나 국가가 정한 잠정 기준치인 1㎏당 500베크렐 미만이 검출됐다는 것이다.

후쿠시마현은 기준치는 넘지않았지만 400∼470베크렐이 검출된 2개 지역의 쌀은 모두 매입해 시중에 유통되지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후쿠시마현의 사토 유헤이(佐藤雄平) 지사는 “쌀의 안전성이 확인돼 마음이 놓인다. 후쿠시마현 쌀은 모두 출하가 가능하게 됐다”면서 ‘안전’을 선언했다.

하지만 후쿠시마현의 쌀 안전 선언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엔 찜찜한 구석이 많다.

문부과학성이 12일 발표한 방사성 세슘 오염 지도를 보면 후쿠시마현은 거의 전역이 고농도 세슘에 오염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후쿠시마현의 쌀 검사 지점이 적정하게 선정됐는지도 불투명하다. 지역별로 오염 정도가 달라 검사 지점을 어떻게 선택하느냐에 따라 결과도 달라질수 있다. 쌀의 표면을 깎아내는 도정의 정도에 따라서도 수치에 차이가 있을수 있다.

국가의 잠정기준치를 하회한다고 해서 세슘에 오염된 쌀이 정말 안전한 것인지에 대한 논란도 일고 있다.

도쿄신문에 따르면 옛 소련의 체르노빌 원전 사고후 주민 대책을 담당했던 벨라루시의 민간 방사능안전연구소 부소장은 일본 정부가 정한 식품과 음료수의 방사성 물질 규제치가 너무 느슨해 전혀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일본의 유제품을 제외한 식품의 잠정기준치는 1㎏당 500베크렐이지만 벨라루시는 아동이 섭취하는 식품의 경우 규제치를 1㎏당 37베크렐로 설정하고 있다. 또 일본의 음료수 방사성 물질 규제치는 200베크렐이지만, 벨라루시는 10베크렐로 아주 엄격하다.

후쿠시마현은 쌀의 안전성이 확인된 만큼 마음놓고 먹어도 된다고 주장하지만 소비자들이 이를 믿고 쌀을 구입할지는 의문이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식품 안전대책에 대한 불신이 깊어졌기 때문이다.

후쿠시마현이 쌀의 안전을 선언한 날 인근의 미야기(宮城)현은 시로이시(白石)시 일부지역에서 생산된 쌀 겨에서 기준치(1㎏당 500베크렐)를 넘는 668베크렐의 세슘이 검출됐다고 발표했다. 지바(千葉)현과 이바라키(茨城)현 일부 지역의 표고버섯에도 기준치가 넘는 세슘이 검출됐다.

아무리 후쿠시마현이 쌀이 안전하다고 강조해도 더 멀리 떨어진 지역의 농산물 오염이 연일 보도되고 있는 상황에서 소비자의 공감을 얻기는 어려워 보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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