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 줄어든 美경제…절약의 역설?

소비 줄어든 美경제…절약의 역설?

입력 2011-10-23 00:00
업데이트 2011-10-23 0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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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경제가 절약의 역설에 빠졌다.

절약의 역설은 개인이 절약을 해서 저축을 늘리면 경제 전체의 소비가 줄어 오히려 국민소득이 줄어들 수 있다는 존 메이너드 케인스의 이론이다.

주택담보대출, 신용카드 대출 등을 빚을 통해 소비했던 미국 소비자들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빚을 줄이거나 저축을 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에 따르면 소비자들의 ‘허리띠 졸라매기’로 올해 상반기 현재 미국 전체 가계의 빚은 2008년 중반보다 1조1천억달러(8.6%) 줄었다.

연준은 지난 8월 자동차와 신용카드 대출 잔액이 2010년 4월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런 부채 축소가 가계에는 도움이 되고 있지만 더블딥(이중침체) 우려가 제기된 미 경제의 회복에는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2일(현지시간) 전했다.

WSJ는 가전제품, 여행 등의 소비가 감소했고 과거 경기 회복의 견인차 구실을 했던 주택 판매는 침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문제는 부채 줄이기 경향이 당분간 지속할 수 있다는 점이다.

자넷 옐런 연준 부의장은 “많은 가계가 빚을 상당 부분 줄였지만, 아직도 빚에 시달리는 가계들이 있다”고 지적했다.

가계 부채의 축소는 장기적으로 미국 경제에 도움을 줄 수 있다.

가계의 재정이 건전해지고 미국 내 저축이 늘어나면 중국 등 외국 자본에 대한 미국의 의존도를 줄일 수 있다.

하지만, 단기적으로는 위험할 수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대공황 당시 “모든 사람이 절약하면 모든 사람이 고통을 받게 된다”는 케인스의 경고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 경기 침체가 끝난 2009년 중반 이후 미국의 경제는 연평균 2.5%의 성장세를 보였다. 이는 이전의 경제 회복기 중 첫 2년의 평균인 4.3%보다 훨씬 떨어진 수치다.

소비자들이 빚을 줄이거나 저축을 늘리려고 이전만큼 소비를 하지 않아 경제 성장이 둔화하고 있다는 의미다.

특히 급격하게 늘어난 가계 빚이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졌기 때문에 가계 빚을 갑자기 줄이면 단기적인 충격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WSJ는 분석했다.

연준에 따르면 1997년부터 2007년 사이 경제 생산에서 가계 빚이 차지하는 비중은 98%까지 올랐고 이 수치는 지난 6월 현재 89%로 떨어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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