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세프-페르난데스…닮은 듯 다른 두 女대통령

호세프-페르난데스…닮은 듯 다른 두 女대통령

입력 2011-10-24 00:00
업데이트 2011-10-24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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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정치 무대의 女風’ 가속..국정운영 방식은 상당한 차이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과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은 세계 정치 무대에서 거세게 이는 여풍(女風)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인물이다.

브라질의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전 대통령(2003~2010년 집권)은 호세프와 페르난데스를 “라틴아메리카 역사를 바꿀 대통령”으로 표현한 적이 있다. 그러나 두 사람은 성장 배경이 다른 만큼 선거운동이나 국정운영 방식에서는 상당한 차이를 보인다.

페르난데스는 이번 대선에서 ‘아르헨티나의 어머니’ 이미지를 부각시키며 지지율을 높이는 데 성공했다. ‘아르헨티나의 어머니’에게 연 25%에 이르는 인플레율과 도시 빈곤층 확산, 실업자 증가 등은 큰 걸림돌이 되지 못했다.

지난해 10월 말 남편 네스토르 키르치네르 전 대통령(2003~2007년 집권)의 사망은 페르난데스에 대한 동정심을 유발하면서 국민과의 거리를 좁혀주었다. 당시 지지자들은 ‘힘내라! 크리스티나’라고 적힌 플래카드로 페르난데스를 응원했고, 이번 대선에서도 유세장마다 같은 내용의 플래카드가 등장했다.

호세프는 “엄격한 관리자 이미지가 강하고 카리스마는 부족하다”는 평가를 듣는다. 그러나 이런 대중적 인식과는 달리 호세프의 지지율은 룰라에 버금간다. 지난달 말 발표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호세프의 개인 지지율은 71%에 달했다.

호세프는 관리자 이미지에 맞게 전문가 위주로 내각을 구성했지만, 페르난데스의 각료 인선에서는 정치 성향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 집권 정의당(PJ)의 이념적 바탕을 이루는 페론주의에 충실한 인사를 많이 기용한다는 의미다.

두 사람은 구체적인 내용에서는 차이를 보이지만 군사독재정권에 항거한 투쟁의 이력을 갖고 있다. 호세프는 무장 게릴라 조직에서 활동하다 체포돼 고문을 받았다. 페르난데스는 페론주의에 대한 탄압을 피해 정치활동을 접어야 했다.

호세프는 룰라, 페르난데스는 남편 키르치네르의 후계자라는 발판을 딛고 대통령이 됐다. 페르난데스가 2007년 대선에서 남편을 앞세워 승리를 거머쥐었다면, 호세프는 지난해 대선에서 ‘월드스타’ 룰라의 후광 속에 유권자들의 선택을 받았다. 페르난데스는 이번 대선에서 남편 이름을 별로 거론하지 않았고, 이는 남편 사후 홀로서기에 성공했다는 자신감의 표현으로 해석된다.

대(對) 언론 관계는 공통점과 차이점이 공존한다. 페르난데스는 지난 4년 내내 언론과 불편한 관계를 계속했다. 특히 정부를 비판하는 언론에 대해서는 정부 광고를 축소하는 등 직접적으로 압박을 가했다. 취재진을 사적으로 만나거나 기자회견을 하지도 않았다. 호세프도 집권 초기에는 언론 접촉을 피했다. 그러나 각료들이 연루된 비리 스캔들이 터져 나오면서 언론에 유화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

한편 두 사람은 여성 정치인답게 외모에도 신경을 썼다. 호세프는 지난해 대선 유세기간 안경을 벗어 던지고 헤어스타일도 세련되게 바꾸는 등 이미지 변신에 애를 썼다. 하지만, 외모 가꾸기에서만큼은 호세프가 페르난데스를 따라가기 어렵다. 아르헨티나 언론에 따르면 페르난데스는 지난달 프랑스 파리를 방문하는 동안 11만 달러를 주고 구두 20켤레를 샀다고 한다. 호세프라면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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