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동북부 ‘겨울폭풍’..170만명 정전 피해

美동북부 ‘겨울폭풍’..170만명 정전 피해

입력 2011-10-30 00:00
업데이트 2011-10-30 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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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철도·항공기 교통 차질‥뉴저지 등 비상사태 선언

29일(현지시간) 미국 동북부 지역에 때 이른 겨울 눈폭풍이 불어닥쳐 최소 3명이 숨지는 등 인명과 재산 피해가 속출했다.

강풍과 폭설에 나무들이 쓰러지면서 전력선을 건드려 230만 가구가 정전됐고 도로와 철도, 항공 교통이 중단되거나 지연돼 시민이 큰 불편을 겪었다.

◇ 230만 가구 정전 피해‥일부 주(州) ‘비상사태’ 선언 = 미 CBS뉴스와 AP, AFP 등 외신에 따르면 펜실베이니아 동부로 폭풍의 눈이 지나가면서 주변 내륙 지역의 피해가 특히 컸다.

펜실베이니아 주 앨런타운 일부 지역에는 30cm가 넘는 눈이 내렸고, 뉴저지와 매사추세츠 주의 일부 지역에도 35㎝ 이상의 눈이 왔다. 메릴랜드와 웨스트버지니아주의 일부 마을도 25㎝ 이상 눈이 쌓인 상황이다. 수도 워싱턴DC에도 때 이른 눈이 내렸다.

강풍을 동반한 폭설로 나무가 쓰러지면서 전력선이 절단돼 메릴랜드 북부와 매사추세츠 지역에 이르기까지 230만 가구가 정전됐다.

뉴저지에서만 50만 가구가 정전을 겪었고, 코네티컷과 펜실베이니아 지역에서도 비슷한 규모의 정전 피해가 보고됐다.

이에 따라 뉴저지와 코네티컷, 매사추세츠 주와 뉴욕주 13개 카운티에서 비상사태가 선포됐다.

인명피해도 이어졌다. 펜실베이니아 동부에서는 84세 노인이 안락의자에서 잠을 자고 있다가 집 위로 나무가 쓰러지면서 숨졌다.

코네티컷에서는 빙판길에서 교통사고가 발생해 한 명이 사망했고, 매사추세츠 스프링필드에서는 20살 남성이 강풍으로 절단된 전력선에 감전돼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도로와 철도, 항공 교통도 큰 차질을 빚었다.

미국 내 주요 철도망인 암트랙은 필라델피아와 해리스버그 구간의 운행을 중단했고, 코네티컷과 뉴욕 구간을 운행하는 통근 열차도 신호등 고장 등으로 연착되거나 운행이 중단됐다.

미 연방항공국은 뉴어크공항을 출발하거나 도착하려는 승객들이 비행기 연착으로 평균 6시간 이상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뉴욕 케네디 공항과 필라델피아 국제공항도 비슷한 상황이다. 뉴욕과 필라델피아에서만 1천개 항공편이 취소됐다.

또 도로에 나무가 쓰러지고 신호등이 고장 나면서 크고 작은 교통사고가 잇따랐고 일부 도로는 폐쇄되기도 했다.

이번 겨울폭풍의 피해 지역 대부분은 지난 8월 허리케인 ‘아이린’이 휩쓸고 지나갔던 지역이어서 피해가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폭설은 30일 오후까지 매사추세츠 등에서 계속 내릴 것으로 예보됐으며 특히 해안 지역을 따라 시속 80㎞에 이르는 돌풍도 불 것으로 예고됐다.

현재 겨울폭풍 경보가 내려진 지역은 12개 주이다.

뉴욕국립기상청(NWS)은 “예년보다 빨리 찾아온 찬 공기가 북동부 지역으로 밀려오면서 열대성 수증기와 만나 광범위한 지역에서 많은 눈과 비가 내렸다”고 설명했다.

NWS의 대변인은 크리스 바카로는 “지난 2월 상황과 비슷하다”고 말했다. 올해 2월에도 미 중서부와 동부 대서양 연안에 강한 바람과 함께 폭설이 내려 피해가 컸다.

◇ 뉴욕 ‘10월 눈’으로는 최대…反월가 시위는 지속 = 이번 폭풍으로 뉴욕시에서도 3㎝ 이상의 눈이 내렸다.

NWS에 따르면 1869년 기상 관측 이후 10월에 뉴욕 센트럴파크에 측정 가능할 만큼의 눈이 내린 것은 세 차례뿐이며, 이번에 내린 눈의 양이 최대다.

기상 전문가들은 맨해튼에 최대 25cm의 눈이 내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갑작스러운 폭설에 뉴욕 맨해튼의 주코티 공원에 농성 중이던 반 월가 시위대도 텐트에 들어가 몸을 녹였지만, 참가자들의 의지를 꺾지는 못했다.

한 여성은 ‘눈이 뭐가 대수냐, 나라가 걱정된다’고 적힌 푯말은 들고 서 있었고, 한 남성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유명 정치인들과 웃는 모습을 그린 푯말을 들기도 했다.

워싱턴에서도 수십 명의 시위대가 “우리는 춥고, 젖었다. 빚을 탕감해달라”는 구호를 외치며 시내를 행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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