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인권침해에 쐐기
올해 25세로 마케팅 매니저 일을 하는 이집트 여성 사미라 이브라힘은 지난 3월 9일 카이로 타흐리르 광장에서 열린 시위에 참가했다 체포돼 군 교도소에 수감됐다. 교도소 측은 수감된 여성 20명 가운데 이브라힘을 포함한 미혼 여성 7명을 대상으로 이른바 ‘처녀성 검사’를 실시했다.이브라힘에게 그것은 시위 참가자들에게 굴욕감을 줄 목적으로 자행한 성고문이나 다름없었다. “군인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군복을 입은 남성 의사가 내 몸을 검사함으로써 그들은 나를 고문하고 창녀로 낙인찍었으며 모욕했다.” 이브라힘은 자신과 다른 여성들이 당했던 경험을 숨기지 않기로 결심하고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27일(현지시간) 이브라힘의 용기는 작은 보상을 받았다. 이집트 법원은 여성 재소자들을 대상으로 한 강압적인 ‘처녀성 검사’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즉각 중단할 것을 명령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처녀성 검사는 여성의 권리와 존엄성을 침해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군부 측은 “그런 검사를 하라는 결정이 내려진 적이 없기 때문에 법원 판결은 실행될 수 없다. 그런 검사가 이뤄졌다면 관련된 개인이 처벌받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가디언은 최근 군인들이 시위 진압 과정에서 윗옷이 완전히 벗겨진 여성을 구타하는 동영상이 공개되는 등 이집트에서 여성을 대상으로 한 인권 침해 논란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2011-12-29 23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