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세력’ 하시모토의 힘

‘제3세력’ 하시모토의 힘

입력 2012-02-15 00:00
업데이트 2012-02-15 00:30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정치학원 400명 모집에 의원·관료 등 3326명 몰려

일본에서 연내 총선 가능성이 커지면서 정치인 양성을 위한 정치학원 붐이 일고 있다.

이미지 확대
하시모토 도루 오사카 시장
하시모토 도루 오사카 시장
일본에서 가장 인기 있는 정치인인 하시모토 도루 오사카 시장이 이끄는 ‘오사카유신회’가 다음 달 ‘유신정치숙’ 개강을 앞두고 수강자를 모집한 결과 3326명이 응모했다.

정원이 400명인 이 정치학원에는 민주당 소속 다카하시 쇼이치 중의원을 비롯해 정부 중앙부처의 엘리트 관료, 변호사 등이 원서를 제출했다.

수강료는 연간 12만엔(약 173만원)으로 운영비 외에도 각종 선거 등의 활동비로 충당할 예정이다. 다음 달 24일부터 월 2회 여는 강좌에서는 오사카유신회의 선거 공약 등을 토론하기로 했다.

오사카유신회는 총리 선출에 국민의 뜻을 반영하는 총리 공선제(公選制)와 단원제 등을 차기 총선 공약에 포함할 예정이다. 젊은 층에 유리한 연금제도와 부유층에 과세하는 자산세를 도입하고 소득세 원천징수제도의 폐지도 약속했다.

이처럼 오사카유신회 정치학원에 정치 지망생이 몰리는 것은 유권자들이 민주당과 자민당 등 기존 정당에 식상해 어느 때보다 ‘제3 세력’의 정계 진출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일본의 정치학원으로는 1979년 설립한 마쓰시타정경숙이 가장 유명하다. 노다 요시히코 총리, 겐바 고이치로 외무상, 마에하라 세이지 민주당 정조회장 등 38명의 국회의원이 이곳 출신이다.

상설 정치학원은 마쓰시타정경숙 한 곳뿐인데, 인기가 높은 정치인이 나타나면 일회성으로 정치학원이 생기곤 했다. 마쓰시타정경숙이 장기적으로 국가 지도자 육성을 목표로 했다면 최근 만들어지고 있는 정치학원은 ‘실전용 정치인 단기 양성소’에 가깝다. 파벌 구조의 일본 정치와 잘 어울리는 인재 양성·발굴 방식이다.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가 정치학교를 통해 ‘고이즈미 칠드런’으로 일컬어지는 의원들을 다수 배출했으며, 오자와 이치로 전 민주당 간사장이 설립한 정치숙도 중의원 8명, 참의원 2명을 당선시켰다.

지방 정당들이 중앙정치 무대 진입을 염두에 두고 인재를 발굴하기 위해 설립하는 정치학원도 잇따를 것으로 전망된다.

오무라 히데아키 아이치현 지사가 이끄는 ‘일본 제일 아이치의 회’가 ‘도카이대지숙’을 4월부터 열기로 했고, 가와무라 다카시 나고야 시장이 이끄는 지방 정당인 ‘감세일본’도 올해 정치숙 설립을 검토하고 있다. 자민당의 고가 마코토 전 간사장과 마루야마 가즈야 참의원도 정치인 양성 과정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2012-02-15 2면
많이 본 뉴스
‘민생회복지원금 25만원’ 당신의 생각은?
더불어민주당은 22대 국회에서 전 국민에게 1인당 25만원의 지역화폐를 지급해 내수 경기를 끌어올리는 ‘민생회복지원금법’을 발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민주당은 빠른 경기 부양을 위해 특별법에 구체적 지원 방법을 담아 지원금을 즉각 집행하겠다는 입장입니다. 반면 국민의힘과 정부는 행정부의 예산편성권을 침해하는 ‘위헌’이라고 맞서는 상황입니다. 또 지원금이 물가 상승과 재정 적자를 심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합니다. 지원금 지급에 대한 당신의 생각은?
찬성
반대
모르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