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화재개’ 가이드라인 제시…北의 선택은

美 ‘대화재개’ 가이드라인 제시…北의 선택은

입력 2012-05-25 00:00
업데이트 2012-05-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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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6자회담 조기 재개 강한 의지”

미국이 북한을 향해 대화재개를 위한 보다 분명한 조건을 제시했다.

일본을 방문중인 글린 데이비스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24일 일본 외무성의 야마구치 쓰요시(山口壯) 부대신(차관)과 만난 후 “북한이 핵실험 등 추가 도발행위를 자제하는 모습을 보일 경우 대화에 응할 수 있다”고 밝혔다고 일본 언론들이 전했다.

지난달 13일 북한의 장거리 로켓 ‘광명성 3호’ 발사 이후 북한에 대한 강한 압박에 주력해온 미국 정부가 ‘대화의 조건’을 언급한 것은 최근의 미묘한 흐름 변화를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북한 외무성 대변인이 지난 22일 조선중앙통신 기자와 문답을 통해 “처음부터 평화적인 과학기술위성 발사를 계획했기 때문에 핵실험과 같은 군사적 조치는 예견한 것이 없다”고 밝힌 상황이다.

게다가 22∼23일 베이징(北京)에서 데이비스 특별대표와 고위급 협의를 진행한 중국측이 외교부 대변인을 통해 “중국은 관련된 각 측이 소통을 강화하고 관계를 개선해 조기에 6자회담을 재개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들기를 희망”한다고 천명하고 나섰다.

이런 점을 종합하면 미국 정부는 ‘진정성있는 행동을 먼저 하라’는 메시지를 보내며 공을 북한쪽에 넘긴 것으로 볼 수 있다.

미국이 강조하는 ‘행동’에는 핵·미사일 실험 중단 처럼 북한이 스스로 할 수 있는 조치 외에 대남 도발 중지와 한국정부에 대한 비난 중단, 그리고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단의 영변 핵시설 진입허용 등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 IAEA 사찰단 방북(복귀)은 북미간 2.29 합의에 명시돼있는 사안이다.

광명성 3호 발사로 사실상 사문화된 것으로 평가되는 2.29 합의가 되살아날 가능성이 엿보인다.

미국이 다시 압박과 함께 대화라는 카드를 검토하게 된 배경에는 올 대선을 앞둔 미국내 정치상황과 함께 ‘김정은 체제’가 어떤 지향점을 가질지에 대한 탐색이 필요하다는 판단이 내재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 한반도 상황의 안정적 관리를 강조하는 중국이 “더이상 6자회담의 공전을 방치할 수 없다”며 적극적인 행보를 하는 것도 의식했다는 후문이다.

벤 로즈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부보좌관이 23일(워싱턴 현지시간) 외신기자클럽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우리는 양자채널이든 다자채널이든 북한과의 대화에는 열려 있다”고 말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 읽힌다.

이제 북한과 미국은 서로 필요한 메시지는 교환했다. ‘핵실험 계획 부인’(북한 외무성 대변인)에 이어 ‘대화 재개의 가이드라인’이 제시된 만큼 양측이 어떤 후속 행보를 보일지가 최대 관심사다.

북한이 IAEA 사찰단 초청을 서두르고, 2.29 합의에 명시된 우라늄농축활동 유예 등 비핵화 조치를 행동으로 보여줄 경우 국면이 전환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대선을 앞둔 미국내 정치상황이 워낙 복잡한데다 북한 내부의 동향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어렵게 조성된 대화 재개의 여건이 의도하지 않은 돌발변수에 의해 쉽게 흐트러질 가능성을 배재할 수 없다. 바야흐로 한반도를 둘러싼 미묘한 외교전이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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