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사교육 열풍에 가계부채 ‘눈덩이’”

“한국, 사교육 열풍에 가계부채 ‘눈덩이’”

입력 2012-11-11 00:00
업데이트 2012-11-11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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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SM, 한국 부모들 소득 대부분 자녀교육에 지출

한국의 가계부채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이유는 지나친 사교육 열풍 때문이라는 외국 언론의 분석이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미국 일간지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는(CSM)는 10일 자녀교육에 모든 것을 희생하는 한국의 부모들이 실소득 대부분을 자녀 교육에 지출하면서 가계부채가 줄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10대 딸을 키우며 기간제 교사로 일하는 전선경씨는 10만달러(약 1억원)를 대출받아 서울의 부유층들이 사는 옆 동네로 이사했다.

딸을 값비싼 학원에 보내는 전씨의 소원은 아이가 일류대학에 입학해 고소득이 보장되는 직업을 가지는 것이다.

전씨는 “이 동네의 물가가 너무 비싸 다른 지역에 가서 장을 본다”며 “대출금을 갚다보니 저축을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한국 가계부채의 심각성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한국은행이 8월에 발표한 자료를 보면 한국인의 가처분소득 대비 부채비율은 2010년 123%에서 꾸준히 늘어나 올해 160%에 육박할 전망이다.

2008년 미국 금융위기 당시 미국인의 가처분소득 대비 부채비율은 130% 정도였다.

정영식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가계 지출의 70%가 사교육비인 것으로 측정된다며 한국 사회의 과도한 사교육 열풍을 경고했다.

그는 “가계부채가 이렇게 늘어난 이유는 한국사회에 자리 잡은 두 가지 근거 없는 믿음 때문”이라며 “첫 번째는 부동산 가격은 계속 오른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교육이 가족의 사회적 지위를 향상시킨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CSM은 모든 학생이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없는 상황에서 한국의 부모들은 투자금을 회수할 가능성이 더 줄어들고 있다며 교육을 통해 사회계층 이동을 꿈꾸는 문화 때문에 가정경제가 역풍을 맞고 있다고 꼬집었다.

아시아태평양 글로벌 리서치 그룹의 재스퍼 김은 “한국 사회는 과잉교육을 받은 노동자계급을 가지고 있다”면서 “양질의 교육을 받은 사람들이 일하길 원하는 회사는 몇 개 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그는 청년실업률이 전국 실업률 평균의 2배에 달하는 7%에 달하는 것도 이 때문이라면서 입사에 실패한 사람들은 실질적으로 경제적 어려움에 시달리게 된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한국 정부도 가계의 교육비 부담을 줄이고자 특성화 고등학교인 마이스터 고등학교를 집중적으로 육성하는 등 각종 유인책을 사용하고 있지만 교육 열풍을 잠재우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했다.

자녀 교육에 모든 것을 쏟아붓는 한국의 문화는 쉽게 변하지 않기 때문이다.

전씨도 자녀를 위해 이사를 하고 교육에 돈을 투자하는 것은 가치 있는 일이라며 “자녀에게 더 많은 기회를 주는 건 한국 부모들이 자녀에게 해줄 수 있는 일 중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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