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 공습 사상자 1천명 육박…확전·정전 기로

가자 공습 사상자 1천명 육박…확전·정전 기로

입력 2012-11-20 00:00
업데이트 2012-11-20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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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 사망자 111명 가운데 절반이 민간인..어린이 사상자 260여명이스라엘 수뇌부, 국제여론 악화에 정전 선회 조짐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인 하마스 간 교전이 19일(이하 현지시간)로 엿새째에 접어들면서 사상자 수가 1천여명에 육박하는 등 인명피해가 확대되고 있다.

정전에 대한 국제 사회의 압력이 강화되고 있으나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협상은 휴전 조건을 둘러싸고 막판 난항을 겪고 있다.

이런 가운데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 에후드 바라크 국방장관, 아비그도르 리버만 외무장관 등 이스라엘 안보 각료 9명은 이날 밤 긴급회의를 열고 하마스와 정전에 합의할 것인지, 지상군 병력을 투입할 것인지를 논의했다.

아랍 소식통들은 이스라엘 수뇌부가 팔레스타인 민간인 사상자가 급증하면서 국제 여론이 악화됐고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이스라엘의 지상군 투입과 관련해 부정적인 입장을 밝히는 등 외교적 입지가 좁아지면서 지상군 투입보다는 정전으로 선회하고 있다고 전해 주목된다.

◇ 팔’사망자 100명 넘어…민간인 절반 = 하마스 보건부 등에 따르면 이날 이스라엘이 80여 차례에 걸쳐 가자지구에 폭격을 퍼부으면서 팔레스타인인 38명이 숨졌다. 이는 가자지구 사태 이후 발생한 하루 최대 사망자다.

당국 등의 말을 종합하면 이번 가자지구 사태로 이날까지 팔레스타인인 111명이 숨졌고 부상자도 840명을 넘어섰다.

특히 사망자 가운데 절반 가량인 56명이 민간인이고, 어린이가 30여명 포함됐다고 현지 의료진은 전했다. 크고 작은 부상을 입은 어린이는 230여명에 이른다.

가자 북부의 베이트 라히야 마을에서는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4살 난 쌍둥이 형제와 부모 등 일가족 4명이 목숨을 잃는 사건도 발생했다.

또 이틀 연속 외국 언론사가 입주한 미디어센터를 목표로 한 공격도 이어졌다. 이 과정에서 이슬람 무장조직인 ‘알 쿠즈 여단’의 고위급 사령관이 숨졌다.

한편 요르단강 서안 도시 헤브론에서는 이날 팔레스타인인들이 가자지구 공습에 항의하며 투석전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함디 알-살라(22)라는 이름의 청년이 이스라엘군의 총에 맞아 숨졌다고 팔레스타인 의료진이 전했다.

하마스도 이날 반격에 나서 로켓포 약 100발을 이스라엘 쪽으로 발사했다.

이스라엘에 따르면 교전 발발 이후 가자지구 측에서 이스라엘로 날아온 로켓포는 1천150여발이고, 이중 아이언돔으로 340발 가량이 격추됐다.

하마스와 경쟁 정파인 파타는 이번 사태에 함께 대처하기 위해 상호 투쟁을 중단한다고 양측 고위급 대표단의 회동 이후 밝혔다.

가자지구를 통치하는 하마스와 요르단강 서안지역을 장악한 파타는 지난 수년간 치열한 권력다툼을 벌여왔다.

◇이’ 긴급 안보각료회의 = 이집트가 중재하는 휴전협상이 난항을 겪는 가운데 이스라엘은 향후 가자 작전 방향을 놓고 내각 회의를 소집하는 등 사태가 긴박하게 전개되고 있다.

이스라엘 정부 소식통과 공영라디오방송 등에 따르면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19일 밤 최고위 각료들과 회동, 이집트가 제시한 휴전 제안을 논의했다.

이들은 하마스와 휴전에 합의할 것인지, 아니면 현재 진행 중인 해·공군 작전을 지상전으로 확대할 것인지 등 가자 작전의 향후 방향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은 지상군 투입 여부를 금명간 결정할 방침으로, 가자지구로 향하는 모든 도로를 봉쇄하고 예비군 4만여명을 접경지대에 집결시킨 것으로 전해졌다.

단 하렐 이스라엘군 전(前) 참모차장은 최대 48시간 안에 이집트가 중재하는 휴전협상이 성과를 보지 못할 경우 지상 공격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하렐 전 참모차장은 “휴전협상의 타결, 아니면 확전의 두 가지 선택지가 있다”며 “이 문턱에서 남은 시간은 24~48시간”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국제사회가 이집트를 중심으로 중재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휴전 조건에 대한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이집트 측 한 소식통은 19일 밤에서 20일 사이에 협상이 마무리될 가능성이 있다며 이는 우선 1~2일간 양측이 모든 공격을 중단한 다음 휴전 조건을 논의한다는 2단계 방식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하마스 관계자들은 답변을 거부했다.

하마스는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봉쇄 해제, 하마스 지도부 암살·군사 작전 중단 등을 정전 합의의 선결 조건으로 요구한 반면 이스라엘은 하마스에 먼저 로켓포 공격과 무기 반입을 중단하라고 요구하면서 접점을 찾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러시아는 미국이 이번 가자 사태를 놓고 “방해 전술”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내 논의를 지연시키는 등 발목을 잡고 있다며 비난하고 나섰다.

비탈리 추르킨 유엔 주재 러시아 대사는 미국을 직접 거명하지는 않았으나 한 안보리 회원국이 “자신들이 안보리의 어떤 행동도 함께하지 않을 것임을 꽤나 솔직하게 드러냈다”며 에둘러 비판했다.

안보리 내 아랍권을 대표하는 모로코는 앞서 가자지구 유혈사태 중단을 촉구하는 안보리 성명을 제안한 바 있다. 미국과 일부 국가들은 안보리가 논의 중인 성명 문안에 대해 수정을 제안했다고 외교 소식통들은 전했다.

추르킨 대사는 자국이 가자지구 유혈 사태 종식을 위한 안보리 결의안을 제안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미 백악관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무함마드 무르시 이집트 대통령,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전화통화를 하고 “양측 민간인 모두가 목숨을 잃은 데 애도를 표시하고 두 지도자와 긴밀한 접촉을 유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유럽연합(EU) 외무장관들도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장관급 회담을 갖고 “EU는 적대 행위의 즉각적인 중단을 촉구하며 이집트의 중재 노력을 지지한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들끓는 이슬람권, 反이스라엘 감정 고조 = 이번 가자지구 사태로 사상자가 속출하면서 이슬람권의 대(對) 이스라엘 감정도 고조되고 있다.

특히 이스라엘 공습으로 어린이를 포함한 민간인이 죽거나 다치는 모습이 트위터상에서 확산되거나 방송을 타면서 분노가 가열됐다.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총리는 19일 종교 지도자들과의 회동에서 이스라엘이 반인권적 행태를 보이고 있다며 “이것이 내가 이스라엘을 가리켜 테러 국가라고 말하는 이유”라고 비난했다.

아랍연맹(AL) 대표 및 아랍권 외무장관들과 함께 20일 중재차 가자를 방문하는 레바논의 아드난 만수르 외무장관은 “세계는 침묵을 지켜선 안 된다. 어떤 기준에서든 이는(이스라엘 공습) 테러행위”라고 강조했다.

이집트에서는 활동가 500여명이 팔레스타인인들과의 연대 활동을 벌이기 위해 가자지구 안으로 들어갔다.

소수 의견이지만 하마스에 무장 지원을 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저명한 성직자인 아와드 알-카르니는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서 “이집트 정부가 선진 무기와 의약품을 가자에 공급하고 국경을 개방해 출입을 자유롭게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레바논 무장단체 헤즈볼라는 아랍권 국가들이 이스라엘을 압박하기 위해 유가를 올려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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