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민감 시기’ 강조…민주퇴보 비난 여론
대만 당국이 티베트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의 방문 비자 발급을 거절했다.대만 외교부는 22일 입법원(국회) 보고에서 “지금은 달라이 라마가 방문할 적절한 시기가 아니다”라면서 이 같은 방침을 밝혔다고 자유시보 등이 23일 전했다.
비정부기구(NGO)인 전문직여성 대만연맹은 내달 초 타이베이에서 개최되는 아시아·태평양지역 연차 회의에 달라이 라마를 초청하기 위해 당국에 협조를 요청했었다.
당국은 “국가의 전반적인 이익 등을 고려한 결정”이라고 강조했다.
중국 지도부가 막 교체된 ‘민감 시기’를 고려해 중국 측의 심기를 자극하는 것은 최대한 피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이다.
대만 재야 단체 등은 마잉주(馬英九) 정부가 민주주의를 퇴보시키고 있다며 반발했다.
인권단체인 ‘대만 티베트의 친구들’은 “비자 발급을 거절한 것은 중국 당국의 직·간접 압력 때문”이라면서 “중국 앞에 알아서 몸을 낮추는 것은 한마디로 우스운 일”이라고 비난했다.
중국 반체제 인사 겸 작가인 천포쿵(陳破空)도 “대만이 스스로 과소평가하는 것이며, 민주주의 가치를 훼손할 우려가 있다”고 가세했다.
중국은 제18차 전국대표대회(당 대회)를 전후해 티베트인의 분신 자살사건이 잇따르면서 달라이 라마의 행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중국 외교부는 최근 달라이 라마가 일본 국회에서 연설한 것과 관련, 일본 측에 항의하기도 했다.
연합뉴스